Lost Cause vs. Basket Case :: 청담보살 (2009/ 한국)

2009.12.07 09:22

청담보살 (2009/ 한국)


청담보살
감독 김진영 (2009 / 한국)
출연 박예진, 임창정, 김희원, 서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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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유기농 언니는 맘이 심란하고, 아무리 생각해봐도 답이 나오지 않을 때에는 느지막하게 '우리 점 보러 안갈래?'라고 물어본다. 그렇다고 점집을 찾아다니는 것도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냥 시원하게 답이라도 듣고 싶은 모양이다. 그러면 나는 데이트 신청을 하며 길거리의 타로카드 점을 재미삼아 보러가기도 한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용하다는 느낌이 드는 건, 하는 말에 우리가 정당화하기 위해 이야기를 껴 맞출 수도 있고, 어쩌면 사람들의 말이나 행동에 대한 기가 막힌 통찰력과 관찰력으로 이야기를 해주는 지도 모른다. 아니면 혹은 점을 빙자하여 아무도 모르는 제 3자에게 털어놓으면서 심리적인 카운셀링을 해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청담보살 또한 이러한 사주 카페 같은 트렌드를 코믹하게 영화로 구성한 영화같다. 현대인들이 점을 신봉하는 것은 아니지만, 은근 오는 사람들이 의심이 많거나, 혹은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고민하는 심리 카운셀링이 필요한 사람들 혹은 자신이 부족한 사람들이 아닌가 싶다. 그럼 이야기를 듣고 점을 봐준다. 솔직하게-. 무당인 주인공 박예진도 자신의 사주를 따라 남자를 찾으면서도, 결국에는 사주와 맞지 않는 남자와 잘 먹고 사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를 된다. 


내용은 크게 심각하거나 하지는 않지만 가볍게 볼 만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가끔 맘도 답답하고 울적하고, 혹은 상담해줄 곳이 없어서 간 것이라면 어떻게하겠는가. 한번 훌훌 털어놓고 나면 시원해지니 그것만이라도 점의 효과는 있지 않겠나하는 생각도 들기도 하고, 가끔 맘에 들지 않는 일이 있었거나, 내가 지금 힘든 것도 '내 팔자려니'라고 생각해버리면 그만이니 궁색하지만 좋은 핑계거리는 하나 생긴게 아니겠는가. 암튼 그냥 한번 웃고 시간 떼우기에 딱이었던 가족(?)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p.s. 참, 예전에 이런 이야기를 하다가 들은 이야기입니다. 점을 보러가면 젊은 사람들에게는 지금까지 고생 끝, 앞으로 좋은 남자 만날 거다, 좋은 일이 있을거다라는 희망적인 사주 이야기를, 그리고 나이가 지긋이 든 사람들에게는 '인생이 너무 힘들었어~' 집에 속을 썩이는 사람이 있네, 사주가 사나워서 힘들었겠네라고 팔자에 힘들다고 써있다는 식으로  불쌍하게 사주 이야기를 풀어간다고 하네요. 이 이야기에 젊은 사람들은 앞으로 달려갈 수 있고, 나이든 사람들은 여태 답답했던 것에 대한 이유와 다독임을 받은 것 같아 '그럼 그렇지~'라고 하면서 맘을 놓여한다고 하시네요. 그러고보면 카운셀링이 딱 맞네요. 그 사람들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이야기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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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거 재미있다는 평이 좀 있던데, 역시나 킬링타임용인가봐요 ㅎㅎ 시간나면 봐야겠어요 ^^

  • 이거 어제보니 파일 올라왔더라는...
    우리 원래 보려다가 시간 안맞아서 못본 영화..ㅋ
    긍데 요즘은 보고싶은 영화도 없고, 올라와도 보기 싫고 그렇네;
    나 어제부터 아이솔레이션 키보드 쓰는데 좋아..ㅋㅋ
    집에도 하나 사야겠어..

    • BlogIcon Evelina 2010.01.03 04:08 신고 EDIT/DEL

      아이솔레이션 키보드는 무엇인가요.
      전 그냥 아이락스 키보드를 씁니다. ㅎㅎㅎ

      아니, 요즘 전 그냥 아이폰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