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엔터테인

Watchmen (왓치맨, 2009)

by Evelina 2009. 3. 11.
반응형
아마 최근 개봉작 중에서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영화를 하나 꼽으라고 한다면 단연, 그래픽노블에서 영화화된 '왓치맨 (Watchmen)'이 아닐까합니다. 개봉한지 딱 일주일 정도가 되었지만, 벌써 개봉하자마자부터 영화를 보신 분들이 제 주변에도 꽤나 계시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영화에 대한 반응들도 예상했던 것처럼 반반으로 명확하게 구분되었구요. 저는 완전 좋다, 완전 싫다도 아니고 딱 중간에서 약간은 긍정적인 점수에 조금 더 가까운 것 같습니다. (아마 꽤 많은 여성분들이 난감하게 생각했던 존 (닥터 맨하튼)의 모양새가 아니었더라면, 저는 5점 만점에 4.5점 정도는 주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


Whatchmen의 영상이나 우회적인 장면들의 묘사들은 꽤나 섬세하면서도 감독의 작품에 대한 해석도 많이 들어가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영화를 보기 전에 사전 공부를 한 것도 아니고, 책을 읽은 것도 아닌 무지의 상태에서 본 저로써는 쉽게 지나쳤었던 장면들 하나하나에도 다 담긴 냉소와 메시지들이 있어서 그런지 그리 쉽게 술렁술렁 볼만한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복잡하게 당시 작품이 처음 쓰여졌을 정황과 의미를 파악하지 않더라도, 또는 영화관에서 당장 그런 메시지 하나하나에 집착을 하지 않고보더라도 의도들은 꽤나 잘 보였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코미디언을 통해서 말입니다.


IT'S A JOKE

영화를 보는 내내 크게 다가오는 이미지들이 몇 가지는 생생합니다. 위에 첨부한 사진처럼, 웃음을 뜻하는 선명한 '스마일리' 위에 선명하게 남아있는 핏자국. 그리고 다 같이 함께 웃었던 코미디언의 조크. 너무 세상이 힘들어서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되어 정신과의사를 찾아갔더니, 너무 쉽게 내준 답은 코미디언을 찾아가보라는 것. 하지만 정신과를 찾았던 사람이 바로 그 코미디언이었다라는 사실에 모두 함께 웃었지만... 세상을 살아간다는 일 자체가 정말 '웃는게 웃는 게 아닌 것'이 바로 지금 세상을 살아가는 모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출처 : Daum 영화



Are They Heroes?

아마 이 영화를 보았던 관객 중에서 저처럼 배트맨, 슈퍼맨, 스파이더맨, 엑스맨 등등의 초인간적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세상을 구해내는 그런 히어로물을 기대했었던 거라면 정말 이 영화가 보여주는 '영웅'이라는 존재에 대한 역설 때문에 아마 많이 당황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들이 조금 더 힘이 세고, 똑똑했을런지는 몰라도 그들은 스스로 그들이 '영웅'이 되길 원했고, 그렇다고 '영웅' 스스로 일을 하기 보단 그 위의 배후자들에게 조정 또는 이용을 받고 있다라는 느낌도 굉장히 강한 것은 물론, 심하게는 영웅이 사회의 정의와 약자들을 위하여 싸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힘을 과시하고 존경을 받기 위함으로 힘을 사용하거나, 게다 귀찮다고 임신부를 죽이는 등의 일을 서슴치 아니하는 그들은... 왜 영웅일까라는 생각마저듭니다. (게다가 그들 스스로 자신을 영웅이라고 하지, 제 3자에 의해서는 그닥 영웅이라는 이야기가 없어 보입니다.)

단순히 영웅을 거론하는 것은 그들이 필요해서도, 그들이 사회의 정의를 대신 실현해주고 있어서도 아니고, 어쩌면 그들의 두려움의 대상이었기 때문이었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마치 그들이 영웅놀음을 통해서 최고의 오르가즘을 느끼는 변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그리고 영웅들 역시 Justice가 아닌 자신들의 행위를 Justify하기 위해 세상을 구한다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 보여 조소아닌 조소를 내뱉게 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So What?

마지막에 더이상 전쟁의 위협도 없고, 또한 무서운 존재인 영웅 닥터 맨하튼도 사라졌다고 믿자 너무나 세상은 평온한 듯 해보입니다. 하지만 기자들은 세상에 Hot한 이슈가 없다며, 뭐라도 사람들의 시선들을 잡을 만한 화끈한 기사를 써보라며 기자를 독촉합니다.

신도 아닌데 신놀음을 하고, 사회적 영웅이 아닌데 영웅놀음을 하지를 않나, 국가간 또는 집단간의 파워에 의해 세상이 바뀌면 선이었던 것이 악이되기도 하고, 악이었던 것이 그냥 조용히 없어지기도 하고, 어디에 장단을 맞추며 살아가야할지 매우 난감한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합니다. 어디에 장단을 맞추어할지 모르니, 스스로 논리비약에 빠지기도 하기도 하고, 혹은 너무 머리가 아파 그냥 포기하거나, 되는대로 맞춰가면서 살아가는 모습이 어쩜 세상에서 제일 웃긴 코미디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
아무튼 처음과 중간중간 보여지는 액션이나 몇 장면들은 역시 대가의 손길이 느껴질 정도로 멋진 부분도 있었지만, 몇몇은 굳이 저렇게 했어야 했어야 하는 생각마저 드는 부분이 있습니다. 낮 영화였는데도 30분도 채안되 주무시는 분들도 종종 계셨었고, 밤에 보신 분들은 민망하거나 잔인함을 견디지 못해 영화관을 나가시는 분들도 종종 계셨었다고하니, 꼭 보실 분들은 소신을 가지고 보시기 바랍니다. 다만 기존 히어로물을 기대하시면 금물~!!

++
참, 영화 공식사이트가 굉장히 멋지더군요. 사이트 임팩트라던지, 아이폰 어플리케이션, 페이스북 운영부터 배지, 프로필 사진 만들기 기능 등등 자잘한 재미들이 꽤나 있더군요. ;)
http://watchmenmovie.warnerbros.com/

반응형

'엔터테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 (2009)  (12) 2009.04.06
자나돈트 2009 (Zanna, Don't)  (2) 2009.03.26
Cool 하다는 것의 의미  (4) 2009.03.24
Criminal Minds에 빠졌다!  (8) 2009.03.08
성공의 비밀 - Secret  (30) 2009.01.06
미녀는 괴로워! 정말 Beautifull!!  (21) 2009.01.01
벼랑위의 포뇨 (崖の上のポニョ)  (40) 2008.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