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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게바 (銭ゲバ, 2009)

by Evelina 2009.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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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게바 (銭ゲバ, 2009)

2009년 1분기 드라마 중에서 가장 마지막에 확인했다가, 가장 빠져들었던 드라마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첫 시작의 이미지처럼 음산한 기운을 잔뜩 분출하고 있는 드라마여서 그런지 소름이 오싹 돋았다고해야할까. 그러다가 아는 블로거분이 정말 괜찮은 드라마인 것 같다라고 리뷰를 간단하게 쓰셨길래, 그 후로 용기를 가지고 보기 시작한 드라마입니다.

제니게바(銭ゲバ)는 "돈이라면 무엇이든 하는 사람" 이라는 뜻을 가진 신조어(?)로 제목만 보아도 무슨 내용인지 대략 대략 유추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다만, 제 경우에는 이 단어가 조합으로 만들어진 합성어라 사전에 나와있지 않아서 드라마를 한참 보다가 파악이 겨우 되었었네요. -

제니게바(銭ゲバ)는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1970-71년에 「주간소년 선데이」에서 연재된 조지 아키야마의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고도 경제 성장기의 세태를 반영하면서 돈이 전부라고 말하는 가치관을 가지고 올라가는 주인공 가마고오리 후타로의 삶을 드라마를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원작에서는 돈 때문이라면 어떤 나쁜 짓도 마다하지 않는 그 과격한 스토리가 그 당시에 굉장한 이슈가 되었다고 할 정도라고 합니다만, 40년이 더 넘게 흐른 지금 우리는 그 당시 사람들이 본 풍경과 사뭇 다르지 않은 것 같아 가슴이 아프기만 합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왜 후타로라는 인물이 '돈을 위해' 살아가는 지, 저렇게까지 지독하고 저 나락까지 떨어졌는지가 이해가 잘 됩니다. 물론 시작은 '아버지가 해고만 되지 않았더라면..'이라고 보아야하겠지만, 사회에 대한 불만과 서러움이 싹트기 시작한 가정은 '내가 돈이 있었더라면..' 이었습니다. 돈이 있었다면 친구들에게 따돌림도 당하지 않았을 거고, 엄마가 죽지도 않았을거고, 사람을 죽이지도 않았을거라고 말입니다. 누군가는 심성과 인격의 문제가 아니겠냐고 이슈를 제기할 수도 있겠지만, 그의 삶을 찬찬히 지켜본다면 그렇게 단순히 지적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돈이 필요해서 슬프고, 돈 때문에 싸우고 하는 일들을 비일비재하게 보아왔던 사람들이라면 후타로에게 깊이 빠질 수 밖에 없는 드라마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의 방법이 결코 옳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에게는 '돈에 대한 원망'을 풀어주고, '돈이 세상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줄 가족도, 친구도, 즉, 그가 마음을 의지하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 아닌가라고 생각이 듭니다. '돈' 이 가지는 의미와 함께 '가족 혹은 인간'에 대한 믿음이 함께 무너졌을 때에 비로서 '제니게바'가 되는 것이지요. 제게는 슬프고 아픈 현실적인 드라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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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아주 오래전 옛날에는 돈이 많은 것보다는 '타고난 사회적 지위'가 있어야 했다면, 오늘날은 '현재 그 사람의 경제력'이 곧 지위가 되었고, 심하게는 경제력을 갖춘 사람들이 많아지자 '경제적, 사회적 지위'까지 모두 포함하는 것들이 많아졌습니다. 왠지 사회가 고도화되어가면 되어갈수록 더욱 폐쇄적인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라는 기분이 왠지 꽤 씁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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