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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

마더 (2009) : 엄마는 도대체 뭐야?

by Evelina 2009.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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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의 : 의도하지 않은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으니, 영화를 안 보신 분은 지금 당장 영화관으로 달려가 영화를 보신 후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먼저 판단하시고, 다른 분들의 소감을 읽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아무래도 보시고 오시면 마음이 복잡하실테니...  = ) 

'괴물'의 봉준호 감독이 돌아왔다! 나는 이 영화를 보아야한다 보지말아야한다라는 평가도 없이 직장동료들과 회식을 겸하여 무작정 극장을 달려갔다. 이번에는 어떤 작품을, 어떻게 찍었을지 궁금하기도 했고, 그가 도대체 '한국의 어머니'라고 해도 모를, '엄마가 뿔났다'의 김혜자 선생님을 데리고 어떤 영화를 찍어냈을지도 궁금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나니, 김혜자 선생님은 정말 여우주연상 감이야! 라는 이야기와 작품의 구성과 이런 영상을 찍을 수도 있구나 싶을 만큼 독특한 영상, 그리고 멋진 음악까지 작품이 정말 좋다! 라는 생각은 객관적으로 들었지만 한동안 찜찜하고 괴로운 느낌이 드는 것은 영화를 보는 사이에 의식하지 말아야 할 '불편한 진실'에 대해 알아버려서이랄까 마음도 머리도 꽤나 복잡, 아니 꺼림칙하다.

사진출처 ⓒ Daum 영화



영화의 초반부에 동네 벽에 오줌을 지르는 도준이를 쫓아가 몸에 좋다는 한약을 억지로 먹이는 모습을 보고 '정말 밑 빠진 독에 물 붓는다'라는 말이 바로 저 말이었군이라고 동료는 한마디를 던진다. 어쩌면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소름끼치고 병적일 정도로 자식에 대한 애착과 사랑을 가진 한국 사회의 어머니에 대한 새로운 시각인 것일까. 세상에 남은 것은, 세상과 통하는 유일한 창구는 '자식'이라는 생각때문일지는 몰라도 김혜자 엄마의 눈은 생각했던 자상하고 편안한 엄마의 그러한 눈보다는 음침하고 뭔가 벌어질것만 같은 무서운 눈을 하고 있었고, 그 눈은 영화 내내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영화는 보는 내내 경악스러울 정도의 끊임없이 반전의 반전을 보여준다. 마지막까지 고통스럽고 끔찍할 것만(아니 정말로 끔찍한) 같은 반전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그 반전에는 무언가 딱히 반발할만 한 것이 더 없다는 그 속안의 현실이 더 꺼림칙한 기분을 만들어내는 것 같았다. 아 - 무언가 잘못되어가고 있는 것 같긴 한데, 그들의 한 일이 정말 잘못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라며 또 머리가 복잡해져버린다.


영화의 모든 인물들과 설정들이 '설마 저런 사람들이 있겠어'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늘상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그런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것 혹은 '충분히 있을 법한 사람들'이 무대를 장악하고 있었고, 또 그들에게 나오는 행위들은 '설마 저렇게 하는 사람들이 있겠어'가 아니라, '누구라도 저런 순간에는 저러지 않겠어'라는 너무나 보통의 진실이었기 때문이었기 때문에 더 소름이 끼쳤을런지도 모른다. 누가 못난 자식이라도 남이 욕하는 것이, 누가 자신의 자식에게 오명을 입히기를 원하겠는가 말이다.


마지막 엄마는 자식에게 무한한 사랑을 주고, 무한한 희생을 감수(?)했지만 결국 엄마는 자식을 지켜내어 행복하다고 생각했었을까. 아니면 앞으로 엄마는 자식이라는 이름을 두고두고 두려워하게 될까. 무한한 사랑을 바라지도 않았는데 준 사람이 문제일까, 아니면 사랑의 방식이 문제일까, 그러면 그것도 아닌데 왜 이리도 그 희생의 댓가는 왜이리도 큰 것인지 마음이 불편하다. 도대체 엄마라는 이름을 두고 봉준호 감독은 무슨 생각을 했었던 것일지 궁금하다.



p.s. 영화에서 넘쳐흐른 '이병우' 선생님의 음악 또한 너무 멋졌습니다! 반했어요! T_T

이병우 / 기타리스트,음악감독
출생 1965년 1월 22일
신체
팬카페 동기동기 기타치는 이병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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