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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맛없는 영화와 맛없는 스테이크

by Evelina 2008. 1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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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가족끼리 오붓하게 시간을 보낸다고 영화 1편과 패밀리 레스토랑 방문을 했습니다. 신상에 대한 집착은 아니지만 새로운 메뉴들이 나왔다면 한번 즈음은 가주는 것이 또 예의가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왠지 보고나서도 상쾌하지 않은 기분과 먹어도 만족스럽지 않은 기분은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맛없던 영화 - 007 퀀텀오브솔라스

먼저 이 영화의 개인평은 평소 본인이 가지고 있었던 영화에 대한 생각에 비해 맛이 없었다는 것이지, 좋다-좋지않다의 명백하게 나누는 듯하듯이 이 영화를 평가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처음부터 솔직히 이 영화를 보지 않으려고 했었지만, 너무나 오래된 시리즈였었고 팡팡 터지는 액션이 보고 싶다는 엄마때문에 보게되었던 영화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영화의 경우에는 지난번 시리즈였던 카지노 로얄의 '다 못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편이어서 고정적으로 가지고 있었던 007의 것과는 사뭇 다른 것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007이라는 영화가 제게 주었던 향수나 기대감은 영국의 멋진 신사적인 느낌으로 미국의 가벼운 액션보다는 섬세하고 고급스러운 액션물이라는 점이라는 것과, 또한 제임스 본드에게 주어지는 새로운 무기들에 대한 무한한 경외심 이런 것들이 아니었나합니다. 기발한 방식으로 사건을 해결하게 정말 '소쿨'하게 유유자적으로 빠져나가는 007은 그야말로 제 눈에는 멋쟁이 중에 멋쟁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정말 여자지만 너무나 육감적이고 화려했던 본드걸에 대한 이미지들도 마찬가지로.
 
그러나 지난번 배트맨도 그랬었고, 요즘의 영웅들이나 첩보 영화들이 조금은 무거워지고, 철학적이어진 것인지, 아님 이런 것들이 트렌드인지 잘은 알지 못하겠으나, 큰 감동과 감명 깨달음없이 뭔가 그냥 시끄럽게 뻥뻥터져버리는 난장판 속을 헤쳐나온 것 같은 기분입니다. 기대했던 007에 대한 환상은 채우지 못한 채로 영화관을 풀이 죽어 빠져나왔던 기억이 납니다. 앞으로 개봉하게 될 왓치맨이라던지 영웅물, 첩보물, 액션물들은 제발 가볍게 즐기길, 롤러코스트를 타듯, 환타지를 직접 눈으로 본 것처럼 황홀하게 찍어주시면 안될까요? 어느 순간부터 단순하고, 줄거리는 뻔하지만 화려한 그런 영화가 눈물겹게 그립다는 생각이 듭니다. T_T

맛없던 스테이크 - 아웃백 웰링턴

겨울한정메뉴 '웰링턴'

이렇게 힘을 쭉 빼고 나서 우리는 오랜만에 아웃백에서 파는  '다운 프롬 썬더'라는 아이스크림을 먹기위해서 들렸습니다. 하지만 배는 고파 죽겠는데 바로 후식으로 먹을 수는 없어서 여러가지 평소에 먹어보지 않았던 메뉴들을 고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주저없이 요즘 새로 시작한 드라마 '그사세 (그들이 사는 세상)'이 끝나면 꼭 나오는 '현빈이 먹었던 아웃백의 그 메뉴'를 시키기로 했습니다.

왠지 의심스럽기는 했었지만 '한정' 이라는 말과, 빵 속에 스테이크라는 것이 잘 감이 오지 않아서 실험삼아 먹어보기로 했던 것입니다. (참고로 저는 스테이크는 미듐 혹은 미듐 레어로 주문합니다;;) 하지만 음식이 나온 뒤로 굉장히 불편하고 혹은 이렇게 음식에 대해서 투정을 부려본 적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을 하는데 서버 언니까지 불러서 의견을 주절주절 이야기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스테이크를 주문한 것인데 '고기 굽기 정도'를 물어보지 않아서 살짝 의아하긴 했었지만, 사진에 본대라면 미듐정도의 수준이겠지라고만 막연하게 생각을 했었으나, 고기는 완전 웰돈(well-done)으로 완전 심하게 구워진 데에다, 스테이크를 돌돌 말고 있는 패스츄리가 이 고기의 육즙까지 다 빨아들여서 완전 다 익었는데 육즙이 하나 남아있지 않아 뻑뻑한데다, 뭔가 굉장히 심심한 맛의 고깃덩어리를 씹고 있는 것 같아 정말 고기를 이렇게 남겨본 적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단, 스테이크를 둘러싼 빵의 경우에는 패스츄리처럼 싸기는 했는데 마치 멕시코 음식 중에 또띠아 같은 맛이 나면서, 고기의 맛있는 육즙들을 쏙~쏙~ 다 흡수시켜버려서 달콤하면서 맛있는 맛이 낫습니다만, 이 메뉴는 빵과 고기를 함께 느끼기 위함이지 빵을 먹기위한 메뉴를 아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게다가 제가 방문햇을 때에는 옥수수로 만든 크림처럼 찍어먹는 게 있는데 모두 소진이 되었다고 해서 다른 사이드메뉴로 교체해주었었는데, 그 소스가 없으면 또 이 음식을 먹기 힘들다는 사실 조차도 이야기를 해주지 않아서 난감했습니다. 그나마 고기부터 빵, 사이드 메뉴까지 플레이트가 넘쳐날 정도로 양이 많기는 해서 늘 패밀리 레스토랑의 양이 평소 작았다라고 느끼시는 '3살 이후로 미각을 잃어버리신' 분들이라면 적극 권장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 ;;

아웃백 겨울 한정메뉴인 ‘패스츄리 스테이크 웰링턴’은 영국의 장군 웰링턴이 워털루 전투에서 나폴레옹과 싸울 때, 전쟁이 길어져 계속되는 전투로 피로와 영양부족이 심해지자 이를 걱정한 요리사들이 다른 병사들 몰래 빵 속에 스테이크를 숨겨서 준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아웃백 홍보 기사에서)

이 프로모션 문구를 읽으면서 우리 일행은 역시 이 음식은 전장에서 전쟁보다는 배고픔이 커서 죽을 것 같은 병사들에게 주는 음식이라서 그런지, 병사들은 먹을 수 있겠지만 정말 전쟁에 나가지 않는 이상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라는 추측을 미리 했었어야 하는데 라는 뒤늦은 후회를 하며 가게를 빠져나왔던 것 같습니다. 에혀~

용기내어 오랜만에 나들이를 했는데, 크게 소득이 없어서 왠지 우울한 한주 였습니다. 빨리 리뷰를 올려야지 하고나서 벌써 또 1주일이 흘러버렸네요. 앞으로 조금 더 부지런히 리뷰하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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