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st Cause vs. Basket Case :: Echo Chamber의 방에 다녀오다

2008. 3. 31. 10:35

Echo Chamber의 방에 다녀오다


Echo Chamber, 당신이 있는 방

조용히 점심시간을 빌어 산책 겸 박노아님의 책출간기념 전시회에 다녀왔습니다. 전시회라는 공간은 별도로 전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친구들과 모여 수다도 하염없이 떨 수 있는 그런 레스토랑이었습니다.

아마 도시 속을 다니며 사진을 찍고, 그것을 블로그를 통해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신 것을 보면, 이런 공간을 전시 공간으로 선택한 것이 너무나 당연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는 전시물, 너는 관람객이라는 이분법적인 틀로 나누는 것을 거부했던 것 아닌가 싶습니다. 그저 자연스럽게 도시인들 속에 동화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었을까하고 생각해 봅니다.

그 곳을 노아님 대신 지켜주고 계시던 큐레이터의 말처럼 작품이 레스토랑에서 걸려있지만, 단순히 식당을 장식하기 위한 소모품으로 전락하지 않고, 가게 안에 잘 배치되어 작품은 작품대로 식당은 식당대로 서로의 색을 내며 잘 조화되는 것 같아 기쁘다는 이야기가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 홍대 삼거리포차 맞은편 W8

▲ 홍대 삼거리포차 맞은편 W8


전시회는 아마 홍대에 몇번 들려보신 분들이라면 쉽게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홍익대학교 정문을 마주보고 오른쪽으로 쭈욱 내려가다보면 곧 5분 이내의 거리에 위치한 W8을 찾게 됩니다. (자세히보기 : http://notice.tistory.com/995)

▲  W8 입구

▲ W8 입구


박노아님의 사진과 에세이를 블로그를 통해서 먼저 보게 되었지만, 그것을 책으로 또 전시로 보는 것은 매우 느낌이 다르더라구요. 그래서 책을 모두 읽고 나서는 블로그를 한번 더 방문하게 되고, 그리고 또 전시회의 사진을 계속 쳐다보게 됩니다.

▲  W8 내부

▲ W8 내부

▲  W8 내부

▲ W8 내부


새하얀 벽에 빛과 어둠의 색으로 칠해진 사진을 보고 있으니, 느낌이 다르더라구요. 낮은 밝지만, 저녁엔 멋진 조명이 사진 위에 빛을 더해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습니다. 친숙하게 블로그에서 본 사진들이 하나씩 빛을 내며 걸어오는 기분이라고 할까요?

▲  Echo Chamber 리플렛

▲ Echo Chamber 리플렛


기념회도 다녀오고, 책을 모두 읽고 나니 왠지 감회가 다릅니다. 아직 사진이라는 것도 잘 모르고, 예술의 세계는 잘 모르지만 알면 알수록 왠지 이렇게 대단한 분과 가까이에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고 감동스럽기도 합니다.
▷ 박노아님 블로그 : http://micegrey.com

얼마전 제가 좋아하는 사진이라는 것이라는 포스트를 한 적이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박노아님의 사진은 제가 좋아하는 사진을 담는 분이시더군요. 사진 하나로 스토리텔링할 수 있는, 이야기가 흐르는, 누군가와 대화를 시도할 수 있는 그런 사진 말이죠. 책을 읽으니, 다시 사진을 보고 싶고, 사진을 보니 그 이야기가 떠올리고,,, 그리고 내가 저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면 어떤 이야기를 풀어낼지, 어떤 생각을 했을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즐거운 산책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전시회가 안되면 꼭 책을 보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왠지 블로그에서 진지하게 대하지 못했던 텍스트가 잘 보여서 그런지, 더 사진에 대해 애착이 생긴 것 같기도 합니다.

  • 사진전문 출판사이어서 그런지 책에 작가의 의도가
    잘 전달되도록 배려한 흔적이 역력하게 보였습니다.

    • BlogIcon Evelina 2008.03.31 13:13 신고 EDIT/DEL

      그러게요~ 느낌이 틀리긴하더라구요. 전 책을 보니 텍스트와 사진이 잘 읽혀서 좋았던 것 같아요. 둘의 비중이 어느 한곳으로 치우치지 않은 느낌이라 좋았어요.

  • 이블리나님,
    제가 티스토리와 만난 것이 예전이었다면,
    이번 기회를 통해 관계를 자라나게 된 것이 큰 기쁨입니다.
    그 많은 부분을 가능케 해주신 것에 감사드려요.

    감사의 표시로 카포티의 소설의 일부분을 적어봅니다.
    (제목과 아래 두 줄은 제가 붙여보았습니다)


    4월의 봄

    Every April flights of parrots
    Fly over head, red and green,
    Green and tangerine.
    I see them fly, I hear them high.
    Singing parrots bringing April spring…

    당신은 높이 날고 있는 새의 퍼덕거림을 듣고 있는가.
    봄이 오는 소리를 듣고 있는가.



    From New York

    • BlogIcon Evelina 2008.03.31 18:51 신고 EDIT/DEL

      감사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소리를 내고, 그리고 그 소리를 진실되게 들어주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

      아직 카포티의 이 소설은 읽어보기 전인데, 소중한 선물 감사합니다.

    • BlogIcon 박노아 2008.03.31 22:47 신고 EDIT/DEL

      :)
      i am so impressed that my tongue's tied, not knowing how to describe my feelings.

      The book is called 'In Cold Blood'.
      It's a mystery masterpiece that made Capote famous and alive.

  • 멋지고 부럽습니다. 노아님 그리고 이블리나님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진심이이에요. (4월1일인가요)ㅋㅋ 산새교 ㅠㅠ

    • BlogIcon Evelina 2008.04.01 08:38 신고 EDIT/DEL

      근교면 구경오셔도 좋을텐데, 전 책 좋았어요. 책 한번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

  • 시간내서 한번 다녀와야 할텐데^^ 사진도 정말 좋네요^^

    • BlogIcon Evelina 2008.04.01 19:35 신고 EDIT/DEL

      솔직히 저는 전시보다 책이 좋았어요. 하지만 그런 식으로 전시를 구경하는 것도 좋더라구요. ^^ 곧 홍대 한번 오실 생각아니셔요? ^^

      그때 살짝쿵 들려주시면 된답니다. 4월 22일까지 한다고 하니, 시간은 충분해요!

  • 오홋 4월 22일까지라..

    저도 시간나면 한 번 가봐야겠네요..

    블로그 구경 잘 하고 갑니다..

    행복한루 보내세요~ ^O^

  • 사진들.. 글... 참 짜임새 있게 잘 올리셨네요.... ㅎㅎ
    예쁜 사진까지.. 참 보기 좋아요.. (본인사진 아이콘)..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