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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

뒤늦은 후기 - 우리 생애의 최고의 순간

by Evelina 2008.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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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생애의 최고의 순간 중 한장면, 2008

우리 생애의 최고의 순간 중 한장면, 2008


영화가 시작한지 참 오래되었었는데 이제서야 후기를 올립니다. 식구들과 함께 보기에는 딱 안성맞춤이었고, 마치 영화라기 보다는 실제 올림픽의 그날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느낌이 더 강했던 것 같습니다. 어느 정도의 과장과 픽션은 있었겠지만, 그래도 영화에서 한 이야기들이 그닥 다르지는 않은 이야기 같아 보입니다. 전반적으로 임순례 감독의 스타일이 "끝내 터지지 않으면서도, 터질듯이 터질듯이 벅차게 만드는" 그런 매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지라, 끝내 울지는 않았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이 콩닥콩닥 벅차오르는기는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고나니 조금은 기분이 좋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왜?
왜 한국사람들은 잊어도 좋고, 그 순간을 즐겨도 좋을텐데, 그걸 다들 가슴에 응어리로 남겨놓고서는 "한"으로 만드는지 의아했습니다. 그냥 제가 가슴이 벅차고, 울것같은 기분도 다 이런 "한맺힌" 느낌이 강하다고 해야하나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한 (한국 문화)[恨]이란?

한은 가장 한국적인 슬픔의 정서이다. 다른 민족에는 원(怨)의 정서는 있어도 한과 부합하는 정서는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통설이다. 한국의 한과 다른 민족의 원의 차이는 그것을 어떻게 푸느냐는 방법에 있다. 즉 원은 그 가해자에게 같거나 비슷한 복수를 함으로써 풀어지는 데 반해 한은 여러 가지 이유로 복수를 하지 못하거나 하지 않으며, 다른 방법으로 가슴 속에 맺힌 응어리를 푼다. 한의 피해자가 복수를 하지 못하는 것은 그가 정치적·사회적 약자이기 때문이며, 복수를 하지 않는 것은 그가 속한 문화가 잔인한 복수의 정서를 비교적 적게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문화 속의 한은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정치적·사회적 약자로서의 한이다. 예로부터 백성의 한이 사무치면 자연의 이변(異變) 또는 재해를 통해 위정자들에게 경고가 내려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한을 푸는 일은 중요한 치정(治政)의 하나였다. 그러나 끊임없는 외침과 내란의 역사 속에서 수난의 삶을 살아야 했던 민족적 비원과, 양반·상민·천민 구조의 뛰어넘을 수 없는 뿌리 깊은 계층의식은 깊은 한의 원인이 되었다. 둘째, 엄격한 남존여비 사상을 바탕으로 한 가부장제 사회에서의 여성의 한이다. 남성들의 횡포, 인종을 미덕으로 강요당한 시집살이의 고달픔, 가난으로 인한 굶주림 등은 전통사회 속의 대부분의 여성들이 겪었던 애환이었으며, 이는 한국 문화 속에 뿌리내린 한의 한 갈래를 이루어왔다. 이러한 한을 푸는 방법으로 서민들에게 가장 일반적으로 선호된 것은 민간신앙 및 종교였다. 한국 문화 속에 뿌리내린 갖가지 굿 형태의 민간신앙은 대부분이 한과 원의 풀이이다. 뿐만 아니라 서민들의 생활 속에 일상화되어 있는 속담·설화·민요 및 일종의 공연예술이었던 마당극·판소리 역시 한을 표출하고 위안받는 한 양식이었다. 나아가서 많은 시가와 소설 역시 한의 정서를 그 기본으로 하고 있다. 우리 민족은 신분의 한계 또는 서글픈 인생의 경험에서 쌓인 한을 무력한 체념이 아닌, 억제된 우울이 아닌, 복수를 위한 폭력이 아닌, 음악과 놀이와 문학작품으로 승화하는 해한의 의지를 보여왔던 것이다. 한을 푸는 방법에 건강한 웃음과 익살과 해학이 수반되었다는 점이 그것을 입증 한다.

출처: Daum백과사전


20세기 후반에 태어나 스스로 한맺힐 정도의 가슴 응어리진 역사를 체험한 것도 아닌데, 왠지 학교 교과서에서는 일본을 보며 "한맺힘"을 느끼고 (어릴적 학교 다닐때에는 일제시대 등에 대해서 많은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데에다, 끔찍한 사건들을 일일이 설명하시고, 게다가 격분해하는 선생님의 분노와 슬픔을 지켜보았던 분들이 많으실 거라 생각됩니다.), 이런 영화를 보면서도 "한맺힘"을 느껴야하는지 왜 자꾸 그 "한"을 가르치려하는지 가끔은 의아해합니다. 왠지 그 한 때문에 숨막힐듯이 괴롭고 슬퍼하는 나를 보면 왜 꼭 이런 걸 느껴야하는 것인지 스스로 괴롭힐때도 있구요. (물론 제가 예민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갑자기 이 영화를 보니, 뭔가 누군가에게 또 '한'을 심어주고 있겠구나. 또 슬픔을 전하고 전하겠구나라는 생각에 조금은 슬퍼졌습니다. 꼭 한을 느끼고 살아야 하는 건가. 매일매일 새로운 것에 도전해보고 즐겁게 살기도 바쁜 것 같은데, 이 영화를 보고나니 그 한이 너무 깊게 느껴져서 그런지 기운이 빠지고 슬퍼집니다.

그놈의 '한' 너무 힘듭니다. 언제까지 이렇게 응어리지게 살아야하는지...비운의 역사를 경험하지 않았는데에도 비운을 온몸으로 느껴야 하는 것인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앞으로는 '한맺히는 일'보단 '한 푸는 일'이 더 많길 바랍니다. 한맺힌 삶보단 앞으론 신명나는 삶이 눈앞에 펼쳐지길. 그리고 '한'의 역사보다는 '신명나는 역사'가 더 많이 보급되고 교육되고 퍼지길 간절히 바랍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너무 힘들었던 1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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