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st Cause vs. Basket Case :: 나를 능가하는 9살의 戀愛史

2007. 11. 1. 22:10

나를 능가하는 9살의 戀愛史


제 블로그에서 가끔 제 조카들이 가끔 블로그의 글 소재가 되고는 합니다. 그러고 보니 늘상 남자조카 이야기만 하기는 하는군요. 아무튼 오늘도 이 녀석의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언니와 이야기를 하다가 얼마나 한참 웃었는지 모릅니다. 귀엽다고 해야할지 아님 부럽다고 해야할지.. 요즘은 왠지 더 부럽다는 쪽이 더 강한 것 같습니다. 네가 이모보다 낫구나!!

사용자 삽입 이미지

주인공 조카 in 2005



제 남자조카에게는 유치원때부터 사귀게 된 약 3년동안 연애기간을 가져온 여자친구가 있습니다.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목소리가 우렁차고, 남자 아이처럼 대차고 정말 씩씩한 아이였죠. 그러더니 요즘 쑥쑥 커버리더니 조카보다 키도 크고 목소리도 큽더이다. 아무튼 2년 넘게 교제(?)를 하던 중 이사를 하게 되어 자주 보지는 못하고 주말에만 서로 놀러가면서 보거나, 같이 놀러가거나 하는 형식으로 여친-남친의 관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2년전 어느 날. 그 녀석이 아마도 6살에서 7살이 될 정도 되었을 때였습니다. 저는 놀리고 싶다라는 생각에 한번 이 녀석을 거들떠 보았던 겝니다. 한번 그냥 거들떠 본 것이었는데 생각이었는데 요즘 꼬마 녀석들이 그리 만만치 않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정말 제가 자랄 때에는 너무 다르네요.

이모 : 너 00이랑 결혼할꺼야?
조카 : (갑자기 밥 숟가락을 놓으며) 훔.. 이모 잘 모르겠어.
이모 : (눈 휘둥그래지며) 왜?
조카 : 아직 결혼같은 건 잘 모르겠어. 나도 이유는 몰라.
이모 : 그럼 결혼안할꺼야? 00이랑 계속 사랑하는 거 아니야?
조카 : 사랑은 하는데, 결혼은 모르겠어. 아직 너무 어리자나.
이모 : 그럼 언제쯤 되면 결혼생각해볼껀데?
조카 : 101동 사는 형만큼 내가 크면 그때는 생각해볼꺼야. 지금은 결혼 생각이 없어.
이모 : 그 형이 몇살인데?
조카 : 지금 4학년.
이모 : -"-


그리고 지금 2년 정도 흐른 지금 그녀석은 꼬맹이에서 '학생'으로 신분이 변해있었습니다. 벌써 학교에 가고 시험도 보고 방학도 하고 그림 일기에 대한 압박감을 떨쳐버릴 수 없는 그런 신분으로 바뀌어있는 것이죠. 그리고 3년이상을 사귄 그 여자친구가 집에 놀러와도 왠지 질질 끌려다니는 것처럼만 보이고, 그닥 신나보이진 않았습니다. 정말 'Out of Sight, Out of Mind'인걸까라고 잠깐 생각하게 되더군요.

또 그 아이는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아이들과 새로운 사회라는 곳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얼마전 조카의 연애사에 대해 듣고 있지 않다가 어제!!!! 완전 웃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야기를 듣다가 또 한번 제대로 쓰러질 뻔 했던 것이죠!!!!

조카 : 엄마, 내 짝꿍이 있는데 나를 맨날 이상하게 불러.
엄마 : 뭐라고 부르는데?
조카 : 바보오빠, 바보아빠, 바보아저씨 뭐 이렇게 불러. 맨날 바뀌는데 맨날 바보00라고 불러.
엄마 : 그래?
조카 : 오늘도 나보고 바보 아저씨라고 그랬어.
엄마 :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 이야기 하지 그랬어?
조카 : 그런데... 이상하게 그렇게 부르는 게 싫지만은 않더라.
엄마 : -"-

이 아이는 다른 친구들이 만약 바보아저씨라고 불렀으면, 쫓아가서 잔소리를 하고도 남을 아이였습니다. 하지만 몇일, 몇주째 그렇게 부르는 그 친구가 싫지만은 아닌 모양입니다. 운동회에 가서도 그 친구를 가르치며 사진 좀 찍으라고 하지 않나, 언니에게 소개를 시켜주는 등 말로는 표현안하지만 정말 한마디로 '할 짓은 다하고 있었습니다.'

아무튼 이번에 알게 된 조카 아이의 여성적 취향은 운동회때 직접 여자 아이를 본 결과 '화려하지 않고 수수한 얼굴에, 천상 여자같은 아이'였습니다. 지난 거친 사랑에 지친 것인지, 아니면 정말 좋은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은 분명할 것 같습니다. 2007년 10월 가을, 제 조카에게는 솔바람처럼 그렇게 새로운 사랑이 찾아왔습니다. 왠지 연애경험도 풍부하고 기회도 좋은 이 녀석이 한없이 부러운 가을, 아니 겨울이 되겠군요!


p.s. 호르몬으로만 보았을때사람은 5살이라는 나이부터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낀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유치원에서도 5세반보다는 6세반에서 급격하게 커플수가 많은 것이 그 이유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p.s. 유치원에서 약 1년 정도 일을 해 본 결과, 아이들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뒤에 혼자 앉아있어'도 아니고, '너 한번만 더 그러면 00이랑 나란히 못 앉게 한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사랑도 표현도 자유로운 이 녀석들이 왠지 굉장히 귀엽고 때로는 부럽다는 생각도 드네요.

p.s. 2007/06/29 - [혼자놀기] - 간지조카의 얼굴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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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아,.

    ㅡ_ㅡ)b

  • (- ε -)

  • 부산의 모 학원에서 초딩들의 '날선생'짓을 하고 있을적에

    부끄럽게 다가와 '***가 좋다'고 살짝 귀뜸해주던 여자아이

    다행히도 둘다 심각하게 공부를 못했기에 그걸 구실로 종종 둘이 남겨도 놨었답니다...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여자애의 싸이월드 메인화면은 이렇게 바뀌어 있더군요










    '이젠 사랑따위 하지 않겠어'


    ㅡ 0 -)bb

  • 조카 말하는거 귀엽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조카들이 다 어려서 말은 못해요 아직 orz..

    • BlogIcon Evelina 2007.11.03 02:22 신고 EDIT/DEL

      저도 언제 크나~ 했더니 벌써 학생신분이 되어있어요. 곧 조만간 대학교에 가고 저보다 먼저 청첩장 돌리는 건 아닌지 걱정되요...흣

  • 와 조카분 말하는게 너무귀여워서 읽으면서 저도모르게웃었습니다ㅋㅋㅠㅠ
    전 친척들이 다들 외국에 거주하고있어서 조카들못본지가 오래되었네요ㅜ.ㅜ..

    • BlogIcon Evelina 2007.11.05 06:40 신고 EDIT/DEL

      핫. 그러다가 나중에 만나면 되게 어색하고 말도 안통하고 ㅠㅠ 제외국 조카는 저 어렸을때 제가 영어를 못한다는 걸 이해하지 못하더라구요. 그 애들은 한국어도 영어도 하지만....쩝쩝 (하지만 요즘엔 그 중에 1명만 빼놓곤 한국말을 못하는게 아쉽..;;;)

  • ㅋㅋㅋ 참 귀여운 조카를 두셨네요~~

    (마치 제어릴때 모습을.....쿨럭..죄송...ㅋ)

  • 와우.....^^
    (이런 분위기? ㅡㅡ;;)

    귀여운 조카입니다. ^^

    • BlogIcon Evelina 2007.11.09 01:02 신고 EDIT/DEL

      좀 귀엽죠? 요즘은 제게 닌텐도는 얼마나 저축해야 살 수 있는지 매일 한번씩 묻습니다. ''

  • Kahn 2007.11.08 19:40 ADDR EDIT/DEL REPLY

    내가 유치원 다닐 때는 부끄러워서 간신히 졸업식때 사진한장 촬영한게 전부인데 앨범보니 그 시절 생각납니다...그 친구는 어디서 잘 살고 있겠지 하면서 말입니다.

    • BlogIcon Evelina 2007.11.09 01:02 신고 EDIT/DEL

      저는 갑자기 어릴때 친구가 너무 커서 징그러울때 있는데.. 추억은 멀리있기에 더 아름다운거라고생각해요.

  • 101동 형아...OTL.........

    조카 정말 귀엽네요. 애들은 다...천사라는 생각이 듭니다.

    • BlogIcon Evelina 2007.11.09 10:03 신고 EDIT/DEL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하 언어의 마법사죠. 가끔 흑마술도 쓰구요.

  • 예전에 봤던 사진에서도 고녀석 참 잘생겼다란 말이 나오더만, 여전한 미모를 뽐내고 있군요..
    조카와의 대화에서 마구 웃었어요.
    요즘 아이들,,, 어쩜 이리 성숙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