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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SMAP 그리고 쿠나사기쯔요시의 복귀

by Evelina 2009.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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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터면 울컥 눈물이 날 뻔했습니다. 지난 4월 데뷔한지도 벌써 20년이 다 되어가는 일본의 최대 아이돌그룹인 SMAP의 쿠사나기 쯔요시 (우리나라에서는 '초난강'으로 알려진)가 술을 마시고, 공원에서 알몸으로 행패를 부려 연행되는 웃기지도 않는, 믿겨지지도 않는 일로 연행이 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많은 팬들이 놀라고 실망하고 걱정했었던 쯔요시가 한달이 조금 더 지난 5월 29일부터 방송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멤버들의 간판 프로그램인 SMAPXSMAP 비스트로에 다섯 멤버는 경건한 차림으로 무대에 나타났습니다. 

매번 리다 나카이의 앙칼스러운 목소리로 농담을 던지며 시작하던 비스트로는 어디가고 방송의 시작이 정막과 방청객들의 흐느낌으로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뭔가가 잘못된 지 알았는데 장막이 아직 거두어지지 않은 암흙같은 무대를 바라보며 그 자리에 모인 팬들이 흐느껴우는 소리였던 겁니다. 그리고 이내 장막이 거둬지며, 쿠사나기 쯔요시는 정중하게 공인으로 폐를 끼친 것에 대한, 그리고 팬들에게 실망을 시켜드려 죄송하다는 정중한 사과의 말로 시작합니다. 멤버들의 분위기도 매우 정숙하고 진지해서 울컥울컥하는 마음을 누르느리라 고생했습니다.

참으로 멋졌습니다. SMAP은 비스트로가 시작되기 전 그들의 곡 중에서 3곡을 골라 라이브 무대를 보여주었는데, 그동안 수없이 보아왔던 그들의 무대였지만 오늘 만큼은 더 그 의미는 너무 컸습니다. 첫번째 곡으로는 힘든 시간동안 기다려주고, 응원해준 팬들을 향하여 " ありがとう"로 무대를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멤버들이 쿠사나기에게 힘든 시간을 어떻게 지탱해주었는지 이야기를 나누면서 조금씩 농담도 주고받고 밝은 분위기를 만들어냈습니다. 2번째 곡은 신나는 여름에 잘 맞는 "Shake" 를 불러주었습니다. 가사 중에 '嫌な顔しない キミと 會えるから (싫은 얼굴 하지말아요. 당신과 만날 수 있게)'라는 말이 쏙쏙 들리더라구요. 노래하는 내내 멤버들이 귀여운 짓을 서슴치 않는데에도 쿠사나기는 아직까지는 두근거리는지, 아님 미안한 마음이 커서인지 잘 웃지를 못하더라구요. 

SMAP이 자신을 걱정해주고, 매일 찾아와주고, 전화해주고, 자신을 위해서 해준 것들을 생각하니 벅차오르나 봅니다. 저도 쿠사나기의 이런 일이 있고 나서, 싱고는 스마스테이션에 나와 거의 말문을 막혀가며 미안함을 전하는 모습과, 곧 시작하는 드라마 홍보에 열혈해야할 기무라도 자신의 드라마는 뒤로한 채 미안함을 전하는 모습을 보고 참으로 멋진 그룹이구나! 정말 어른스러워!라고 느꼈는데 이 자리에서 이렇게 보니 저렇게 한 자리에 SMAP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벅찬가봅니다. 쿠사나기 뿐만 아니라, 다른 멤버들도 이번 일로 SMAP을 다시 생각나게 했나봅니다. 마지막 곡으로 "この瞬間、きっと夢じゃない (지금 이순간, 분명 꿈은 아니야) "라는 노래를 우리의 캡틴의 멋진 나지막한 목소리로 이번 일을 겪으면서 꼭 이 노래를 해야겠다고 소개를 한 모습들도 보는 내내 벅찼습니다. 


스타와 팬들의 감동적인 순간을 봤습니다. 이번의 일을 지켜보면서 정말 SMAP이 괜히 이런 아이돌을 오래하는 것은 아니구나라면서 대단하다는 것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정말 '팬'이라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라는 것을 느낀 것 같습니다. 언제까지나 옆에서 지켜봐주고, 응원해주고, 기다려주는 것이라고나 할까. 시간이 지나고 유행이 지나면 잊혀지는 것이 아니라 마치 자식을 키우듯 어릴 때부터 그 스타와 함께 성장해가는 기분이랄까. 스타를 좋아하는 것이 끝이 아니라, 나의 추억이 되고 나의 성장 이야기가 함께 되어버리는 것이라고 할까. 아무튼 이번 사건들을 지켜보면서 SMAP이 빛나는 외모를 잃고, 늙어 방송하기 어려운 시기가 오더라도 팬으로 남아있을 거라는 믿음이 조금 더 강해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경제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도, 이런 팬문화 때문에 일본 활동을 하려고 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번 팬만들기 쉽지 않지만 만들면 끝까지 함께 해줄 사람들이니까요. - 물론 지금 젊은 세대도 그런지 모르겠습니다만..- ) 아무튼  SMAP 大スキ!

 

격한 애정의 표현의 P.S.  그나저나 우리 캡틴 기무라의 목소리는 나즈막히 이야기할 때에는 정말 믿음을 주는 느낌이란 말이야. 멋져!!!! >_< 싱고는 괜히 걱정되어서 매일 전화하고 그랬으면서 무대에서는 '나는 절대 평생 용서하지 않을테니까, 너 평생동안 갚도록 해!'라고 말하며 앙탈부리는 것이 넘 귀엽단 말이야. 언제는 남자더니만 완전 귀여운 재간둥이!!!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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