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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의 동심, 마고리엄의 장난감 백화점

by Evelina 2007.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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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고리엄의 장난감 백화점

이미지 출처 : Daum 영화

크리스마스라서 왠지 가족영화같은 영화를 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왠지 동심으로 돌아간다거나, 어딜봐도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할 것 같은 무겁지 않으면서 행복하게 미소지으면서 극장을 나설 수 있는 영화를 골랐습니다. 그중에 어릴적 동화책으로 읽었었던 '마고리움의 장난감 백화점 (Mr. Magorium's Wonder Emporium)'을 보기로 했습니다. (사실, 같이 동행한 조카아이가 황금나침반, 내셔널 트레져, 앨빈과 슈퍼밴드 등의 모든 영화를 섭렵한 상태이기 때문에 마지막 선택이기도 했었죠.)

'어른들을 향한 메시지, 어른들의 동화' 같은 영화. 사실 영어도 더스틴 호프만 (초등학교때 본 Rain man이후 아저씨의 광팬이 되었습니다는 것도 이 영화를 보지 않을 수 없었던 이유긴 하였죠..) 이 할아버지로 나오는 데다, 약간의 더듬더듬한 말들도 알아듣기 쉽지가 않아 조금은 난해하더군요. 그리고 애들용으로 그저 비쥬얼적인 웃음보다는 왠지 우리가 그동안 잊고 있었던 감동이라는 부분에 좀 더 촛점을 맞추었던 것 같습니다.

마고리움에서 일하는 Molly를 통해서는 어른들은 어릴 때에는 커서 잘할 수 있어라는 이야기를 듣고, 희망을 가지고 있었지만, 언젠가부터 현실의 문턱을 넘어서고 나서는 '더 잘할 수 있어'가 아닌 '왜 더 잘하지 못할까.' 혹은 '더 잘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하지' 라고 스스로의 삶을 즐기지도 못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런 것 때문에 희망도 없고, 그리고 자신에 대한 믿음도 없어지는 것이죠. 차차. 그러곤 우리가 아이들을 대변하는 '희망' '상상' 등의 긍정적인 키워드를 잃어버리게 되는 안타까움을 말하고 있습니다. 어른이라도 할 수 있어요! 어른들, 희망을 가지셈이라고 말이죠.

또 한명의 인물, 마고리움에서 잠시 채용된 회계사 아저씨. 농담이라고는 모르고, 늘 Working Working하는 아주 근면성실한 Henry라는 성인 한분이 등장합니다. 언제나 저런 시끌벅적한 상황에서도 아저씨는 어른들만의 숙련된 노하우로 일을 척척해내지만, 왠지 헨리는 단지 어른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늘 위엄있고, 성실하고 등등의 어른스러움을 스스로에게 강조하고 있죠. 하지만 간간히 혼자 인형놀이(Pretending)을 한다던지 혼자 있을 때의 어린 아이 같은 모습이나, 나중에는 그런 것들을 받아들이고 즐기는 모습으로 하여금, 또한 다 큰 어른들에게 한마디씩 하고 있습니다. '네 겉 모습에 너무 신경쓰지 말고, 느끼는 대로 표현해봐' 라고 왠지 말하는 것 같더군요.

아무튼 조카를 보여준다고 데려갔었는데, 아무래도 어른들을 위한 동화임이 틀림 없는 것 같습니다. 함께 보여주었던 preview들이 지금 하고 있거나 하려는 어린이 영화가 아닌 그저 어른들의 영화들이 나왔던 것들도 아마도, 이건 지금 어린 시절 어떤 마음 가짐으로 세상을 봤는지 잊어버렸을 어른들에게 한 소리 던지는 것 같아 보이네요. 가벼운 마음으로 보러갔다가, 왠지 무거운 마음으로 극장을 떠나야했습니다.

조금이라도 세상을 밝고, 재미있게, 신나게 봤으면, 그리고 즐겁게 생각하고, 생각한대로 표현할 수 있는 천진난만함이 지금 나에게도 필요하지 않은가라고 되풀이하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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