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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친구셋과 이태원 나들이

by Evelina 2008.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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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또 친구보다 더 친한 대학 후배들을 만났습니다. 교환학생을 함께 가게되었던 인연이 끊이지 않고 아직까지도 절친으로 남아있습니다. 뭐 나이도 한살차이라서 언니, 동생할 것도 없이 말을 편히 하는 사이지만 정말 이제는 못할 이야기가 없는 대학친구가 되어버렸습니다. (대학에 오면 진정한 친구를 찾기가 어렵다고 하는데, 전 간을 내주어도 좋을 만한 대학친구들이 조금은 있는 편이네요.)

아무튼 교환을 다녀와서는 줄곧 2년 동안은 한달에 한번은 꼬박꼬박 만났었는데, 다들 직장에 들어가고 할 일들이 많다보니 이제는 일년에 몇번 만나는 일이 힘겨워졌습니다. 그래도 꼭 서로의 생일이나 기념일은 챙기는 편인데다, 우리 셋 이름으로 매달 조금의 돈이지만 저축도 하고 있습니다. 뭐 그 저축은 가끔 만났을때 회비로 쓰기는 하지만 이날만큼은 돈 생각하지 않고, 원없이 먹고 떠들고 즐기는 날이 되는거죠. 암튼 오늘도 5월 9일로 생일인 친구가 있어 이태원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우리의 주 무대는 이태원, 삼청동, 압구정 이 즈음에서 늘 모이는 것 같네요.)

한 2,3개월만에 이태원을 다시찾았습니다. 사실은 마음에 들었던 '마녀, 늑대의 발톱에 빨간 매니큐어를 칠하다'라는 곳에 가서 와인 한병 마시면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었는데, 갑자기 생일선물 받고 싶은 것이 있어 쇼핑과 먹거리가 풍부한 이태원으로 행선지를 급변경하였습니다.

게코스가든

게코스가든

이태원시장

이태원시장


다들 아침을 먹어도 배가고프다며, Gecko's Garden에 들러 파스타와 와인, 디저트까지 풀코스로 즐겨주었습니다. 하지만 가장 맛있었던 것은 디저트였던 애플 타르트! 게코스 가든은 맥주나 차를 테라스에 즐기기는 좋은 곳이지만 밥을 먹기 위해 가는 곳은 아닌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하긴, 그 장소에서도 저희만 밥을 그렇게 시켜먹었던 것 같더군요.

그리고 의례행사처럼 시장에 들려주시고, 다들 입고 싶은 옷을 하나씩 골라 구매도 해주었습니다. 늘 이 동생들과 다니면 생각없었던 것들을 제가 먼저 사고 있으니, 참 큰일입니다만 바깥 출입을 자주안하니, 이런 기회를 빌어서라도 잽싸게 한벌 장만해주셔야죠. 아무튼 생일선물보다 각자 물건을 쇼핑하느라 정신이 없었네요. 저도 잽싸게 구경하는 틈을 틈타 봄쟈켓 하나와 머리핀 하나를 GET하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 생일선물도 원하는 걸로 하나 구입해주시고!


이태원 TACO

이태원 TACO

밥을 먹고나서 한 5-6시간 수다를 떨어줬더니만, 금방 기력이 다해서 저희는 자주 가는 녹사평역 근처의 TACO's에 갔습니다. 역시 이곳의 타코는 참 가격도 맛도 예쁘고, 이 가게에서 바깥을 바라보면 가끔 멕시코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의 조경과 가게 내부는 왠지 또 우리들 추억을 한사발 꺼내놓기 부족하지 않았던 곳. 이렇게 잠깐의 쇼핑, 두끼의 식사, 정말 해도해도 질리지 않은 그동안의 이야기들을 다 하고 나니 밖에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더라구요. 오늘은 그냥 우산을 구입하지 않고 비를 맞고 집으로 돌아왔네요. 암튼 오늘은 기분이 좋네요~ ^^

지금 생각해보면 어렸던 스물몇살에 만나서 몇 가지 약속을 했는데, 아직도 다들 지키지 않았다면서 당췌 언제 약속을 지키냐면서 이야기를 하곤합니다. 언젠가는 이 약속들 다 지킬 수 있겠죠 뭐~. 참 보잘것 없는 약속이기도 하고, 참 우스운 약속이기는 하지만 언젠간 지켜보고 싶네요.

지금 한 5년이 넘게 흘러보니, 경제학 책만 보면 행복하다는 친구는 지금 능력인정받으면서 은행에 다니고있고, 한명은 평생 학교만 다니고 싶다더니, 정말 우수한 인재만 다닌다는 곳에서 인재와 관련된 연구원이 되어 정말 평생 학교만 다니고 있고, 또 한명은 빠릿하고 자기주도적인 일을 하고 싶다는 친구는 그 성격과 맞는 IT업계에 다니고 있고말이죠. 오늘 이야기를 하다가 "지금 하는 일 좋아?"라고 물었는데, 모두 "YES"라고 해서 다들 얼마나 기뻐했는지 모릅니다.

꼭 차를 사자거나 (누군가는 면허가 아직도 없어서, 누구는 취직이 늦게되어서 미루다가 지금 현상황에서 차가 가장 필요한 그녀가 사기로 했지만 렉서스 이하는 눈에도 안들어온다고..-_-;; ) 꼭 연말에는 남자친구를 데리고와서 연말 파티를 하자거나 (다같이는 고사하고, 다들 이별이외 만남은 없다는...) 꼭 10년 뒤에는 같이 사업을 하자거나 (아이템과 담당도 정해져있고, 전 정실장과 최기사를 이미 불러뒀는데 말이죠. 밑도 끝도없이...) 그런 약속들... 늘 말하면서도 웃기는 하지만 다들 그런 약속은 없던 이야기로 하자는 이야기가 없는 걸보니, 다들 지키고 싶나보네요. ;)

그리고 같이 갔었던 멕시코도 다시 한번 가보자는 약속. 오늘 이야기를 하면서 깨달은 것이지만, 우리가 갔었던 지역의 이름을 아무도 기억하는 사람이 없더군요. 그냥 태평양에 맞닿은 그곳. Catch-22가 있었던 그 곳이라는 것 밖에는...


아무튼, 오늘도 다시 느끼는 것이지만 친구란 늘 곁에 있기만 해도 힘이되고, 기쁨이 되는 존재인 것 같습니다. 오래도록 좋은 친구들의 만남이 지속되고, 또 새로 시작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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