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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나 지금 이대로 괜찮은걸까?

by Evelina 2007. 8.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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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어버린다. '나 지금 이대로 괜찮은걸까?'

언젠가 발견한 나는 대학도 졸업하고, 취직도 하고, 벌써 직장에서 4년차에, 친구들은 내 눈에는 그렇게 어려보이는 친구들은 결혼도 해버리고, 숨가쁘게 일을 하고 있다. 정말 숨이 가쁘다라는 말이 적당할 것 같다. 여유를 가지고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지 않아, 숨고르기를 한판하고 일을 정리해야할 텐데라는 강박관념까지 든다. 지금까지의 모든 것들을 한번은 정리해야하는데라는 일처리에 대한 부담감.

그렇게 숨가쁘게 일주일이 가면 쉬지 못했던 몸은 어느새 신호를 보낸것인지 아무런 만남이나 이벤트도 없이 주말은 그렇게 잠, 그리고 밥, 그리고  TV를 보며 그렇게 지나가버리고 만다. "언니, 벌써 일요일도 다 간거야?"라고 물으면서 말이다. 시간이 너무 금방간다, 언니. 그리고 있자나 나 조금 이렇게 있다보면 곧 서른이다. 실감돼? 언니와 반쯤 가라앉은 소파에 마주앉아 나누는 요즘 언니와 나의 대화다. 둘은 돌아오지도 않을, 아니 어쩜 대답하지 않길 바라는 질문들만 계속해서 던진다.

그렇게 하루하루 지내다 보니 무연애와 무만남의 시간이 길어지게 되고, 심지어는 친구나 동호회 사람들과의 흔적도 희미해져갔다. 그리고 내 자신도 희미해져갔다. 한번쯤은 꼭 생각해보자고 생각했었는데. 내가 누군인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무엇을 할 것인지. 진지하게 내 삶에 대해서 마주해보자고 했는데 말이다. 그 결심을 하고 난 내 자신과 똑바로 본적이 있었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오늘 역시 멍하게 바라만 보다가 하루가 가버렸다. 그냥 순간을 살다가 확 타버리고 없어지는 것 같은 기분으로, 그닥 열정적이지도 않고, 그닥 빛나지도 않게 말이다. 요즘은 바쁜 게 즐겁고 좋으면서도 가끔은 눈물이 나도 몰래 왈칵 쏟아질만큼 지쳐버린다. 가슴이 뛰고 싶은데 뛰고 싶은데 뛰어지질 않는다. 예전같은 설레임은 어디가고, 예전 같은 열정은 어디갔는지 그런 내 자신에게 묻는다.

'나 정말 이대로 괜찮은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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