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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

그리고 갑자기 천사가

by Evelina 2007.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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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갑자기 천사가 by 하이메 바일리

2005년 스페인 플라네타 문학상 수상작  
페루 작가, 하이메 바일리의 자전적 장편소설. 상류층 남자와 밑바닥 인생의 여자가 만나 서로의 삶을 구원하는 줄거리를, 섬세한 관찰력과 작가 특유의 유머로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2005년 스페인 플라네타 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이라고 한다.

중남미의 소설이 가진 특유의 향과 냄새, 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서구화되어 있는 부분이 뒤죽박죽 엉켜있어 주인공의 남자가 어떠한 시대를 살아가고, 무엇을 그리워하는지 어림풋이 알것 같기도 한 소설이었다. 하지만 그보다 왠지 내 자신을 보고 있는 것 같기도 하여 마음 한 구석이 짠~하기도 한 것 같았다. 늘 내가 실수하는 것, 그리고 나 말고라도 사람들이 늘상 실수를 하게 되는 무언가에 대해 작가는 '너 자신부터 마주하고 대해야지'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만의 특유한 방식으로, 그가 삶에서 느낀 것을 토대로 말이다.

사람들이란 내 일이 아닌 것에 충고하기는 쉽다.
'너 나이 그만큼이나 쳐먹어서는, 고작 그것밖에 안되는 거냐. 정신 좀 차리고 똑바로 살아!' '사랑이라는 건 말이야 이해하고 용서하고 그러는거야.' '살아가면서 너 혼자만 사는거니, 남과 같이 사는 거니깐 다른 사람 기분도 헤아려 가면서 보조를 맞추어주는 것이 그렇게 힘드니?' '넌 아직도 뭐가 거짓말이고 진실인지 모르니?' '아직도 용돈받아쓰니? 부모님께 죄송하지도 않아?' '아무리 부모님이 그렇다고 해도, 네가 부모님을 원망하면 되겠니? 다 늙고 병든 부모님에게 그렇게 막 대해도 되는거야?' 등등.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인지, 적어도 무엇이 최선인지 정의인지 내 일이 아닐 경우에는 나도 모르게 성인이 되어버리고, 나도 모르게 정의의 사도, 불굴의 의지를 가진 사람이 되어져 버린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내 일이 되었을 경우에는 '그게 그렇게 쉬운 지 알아?'라고 되물을지도 모르겠다.

책에서는 시종일관 말하고 있다. 다른 사람 일은 '용서도 쉽고, 이해도 쉽고, 해결도 쉽고, 답도 너무나 명쾌할 정도'이지만 그것을 내 일이라고 했을 때에는 내가 동일하게 그것을 똑같이 대했는지에 대해 한번 생각해보라고 말하는 것 같다. 네 자신에게 솔직해지라고. 네 자신을 당당히 마주보라고. 그리고 네 자신을 용서해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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