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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욕심 [부제 - 2007년을 보내며]

by Evelina 2007. 1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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過猶不及


요즘 새삼스럽게 많이 생각하고 있는 말입니다. 과유불급, 지나친 것이 모자른 보다 나을게 없다라는 말입니다. 욕심은 가지되 지나치게 갖기 말라라는 뜻의 교훈을 담고 있습니다. 욕심이 아예 없다면 인간이 아니겠지만, 그걸 도가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가진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깨닫고 있습니다. 혹은 제가 융통성없는 딱딱한 인간이라는 것도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타인에 대한 욕심
모든 일에 있어서 다른 사람이 이정도는 해주었으면 하는 과한 기대와 욕심입니다. 내 마음같이 움직이지 않고 하는 것을 볼 때마다 힘들때도 있고, 또는 내가 힘들게 했어도 이해해주겠지라는 이기적인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나로 인해 힘들어질 수도 있을 것 같은 사람들이 있구나, 또는 앞으로 많이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니 미안해지기도하고, 앞으로는 좀 잘해야겠구나라는 생각도 많이 합니다. 앞으로 더 많이 부딪히고, 해결하고 극복하는 과정 속에서 나아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꼭 그래야죠!


#. 나 자신에 대한 욕심
저는 저 자신에게도 굉장히 욕심을 많이 내는 사람입니다. 어릴때부터 뭔가 내가 새운 목표나 약속에 대해서는 꼬옥 지켜야한다는 일종의 강박관념이 있었습니다. 학교 숙제도 하지 않으면 놀기를 꺼렸고, 누군가에게 지거나 아쉬운 소리 듣는 게 싫어서 정말 몸을 혹사해가면서까지, 나를 죽이면서까지 내가 원하는 것을 얻어야했습다. 그래서 학원이나 과외도 거의 하지 않았지만 줄곧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그런 욕심때문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아마도 어릴적 부모님이 유독 언니오빠에겐 참견도, 잔소리도, 회초리도 많이 들었지만, 막내인 저에게는 오히려 제가 참견 좀 해주세요. 늦게 들어오면 전화좀 해주세요. 라던지 요청을 할 정도로 신경도 안쓰셨고, 그럴때마다 엄마 아빠는 마치 짠 듯이 '난 너 믿는다.' '네가 하는 일인데 네가 알아서 잘하겠지' 라는 식의 대답 뿐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오기였는지 다른 사람을 못믿겠다 싶어서 스스로를 챙기기 시작했고, 나중엔 이상하게 엄마아빠한테 정말로 믿음직한 딸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저도 모르게 들었습니다. 그리고 왠지 남들에게 딸자랑하는 팔불출 부모님의 모습이 왠지 즐거워보여 기쁘기도 했습니다. 왠지 뒤돌아 보니 뭘 그리 억척같이 살았는지 모르겠습니다. 부질없는데 말입니다. (가끔 '자식을 믿어주는 것'을 최고의 양육법이라고 하는 것이 많지만, 평생 아이에게는 그 말이 짐이 될 수 있으니, 적당히 사용해주세요 ^^;;)

요즘은 자기 자신에 대해서 오기를 부리고, 너무 욕심내고, 스스로 너무 탐하고, 그에 대해 모두 성과를 달성하지 못했을 때에는 분해서 그런지 잘 잠도 못자고 그런 타입입니다. 더 잘하고 싶고, 늘 좋은 소리만 듣고 싶고, 내가 하면 누구든지 '믿을 수 있어'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인지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조금 자신을 편안하게 대하고 놓아줄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요즘은 그런 욕심이 너무 편협하고, 참 내 자신이 작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때가 있습니다. 살다보니 참 다양한 시각도, 방법도 존재하고, 나혼자 하는게 아니라 같이하면 좋은 것이, 나보다 남이 더 잘할때도 많으니까요.... 이제 저도 나이가 드나 봅니다.. 요즘은 그냥 누군가에게 있어 '그 사람이랑 뭘하면 뭐든 즐거웠었어요.'라고 기억해주길 바랄 뿐입니다.


. 욕심은 가지되,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도록 항상 살피기.
. 욕심은 목적을 향하되, 방법을 향하지는 않을 것. 한 방향만 고집하지 않는다면, 다양한 길은 열릴 것.
. 욕심은 내되, 더 융통성을 많이 발휘하기.
. 내 자신에게 너그러워지기. (그래야 남에게도 그럴 수 있으니깐)

. 욕심이라기 보다 포부라는 이름으로 다시 이름 새기기.


이제 곧 있으면 12월이 되고, 언제 2007년이 왔는냐는 것처럼 마감할 때가 다가옵니다. 올 한해도 많은 일들이 있었고, 지금 다가올 한해를 맞기 위해 많은 변화를 겪어내고 있습니다. 많은 생각과 다짐들이 오가네요. 한달 빠르지만 일을 정리하면서 보니, 제 자신에 대해 조금은 더 정리해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블리나는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나은 인간, 인생을 진정으로 즐길 수 있는 인간으로 한단계 더 성큼 다가가길 기원해 봅니다. I really want to be a better person.


덧. 마지막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자기 자신에 대해서 한번 정리를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나는 어떤 인간이 되려고 하고있는지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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