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st Cause vs. Basket Case :: 욕심 [부제 - 2007년을 보내며]

2007.11.28 00:13

욕심 [부제 - 2007년을 보내며]


過猶不及


요즘 새삼스럽게 많이 생각하고 있는 말입니다. 과유불급, 지나친 것이 모자른 보다 나을게 없다라는 말입니다. 욕심은 가지되 지나치게 갖기 말라라는 뜻의 교훈을 담고 있습니다. 욕심이 아예 없다면 인간이 아니겠지만, 그걸 도가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가진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깨닫고 있습니다. 혹은 제가 융통성없는 딱딱한 인간이라는 것도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타인에 대한 욕심
모든 일에 있어서 다른 사람이 이정도는 해주었으면 하는 과한 기대와 욕심입니다. 내 마음같이 움직이지 않고 하는 것을 볼 때마다 힘들때도 있고, 또는 내가 힘들게 했어도 이해해주겠지라는 이기적인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나로 인해 힘들어질 수도 있을 것 같은 사람들이 있구나, 또는 앞으로 많이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니 미안해지기도하고, 앞으로는 좀 잘해야겠구나라는 생각도 많이 합니다. 앞으로 더 많이 부딪히고, 해결하고 극복하는 과정 속에서 나아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꼭 그래야죠!


#. 나 자신에 대한 욕심
저는 저 자신에게도 굉장히 욕심을 많이 내는 사람입니다. 어릴때부터 뭔가 내가 새운 목표나 약속에 대해서는 꼬옥 지켜야한다는 일종의 강박관념이 있었습니다. 학교 숙제도 하지 않으면 놀기를 꺼렸고, 누군가에게 지거나 아쉬운 소리 듣는 게 싫어서 정말 몸을 혹사해가면서까지, 나를 죽이면서까지 내가 원하는 것을 얻어야했습다. 그래서 학원이나 과외도 거의 하지 않았지만 줄곧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그런 욕심때문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아마도 어릴적 부모님이 유독 언니오빠에겐 참견도, 잔소리도, 회초리도 많이 들었지만, 막내인 저에게는 오히려 제가 참견 좀 해주세요. 늦게 들어오면 전화좀 해주세요. 라던지 요청을 할 정도로 신경도 안쓰셨고, 그럴때마다 엄마 아빠는 마치 짠 듯이 '난 너 믿는다.' '네가 하는 일인데 네가 알아서 잘하겠지' 라는 식의 대답 뿐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오기였는지 다른 사람을 못믿겠다 싶어서 스스로를 챙기기 시작했고, 나중엔 이상하게 엄마아빠한테 정말로 믿음직한 딸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저도 모르게 들었습니다. 그리고 왠지 남들에게 딸자랑하는 팔불출 부모님의 모습이 왠지 즐거워보여 기쁘기도 했습니다. 왠지 뒤돌아 보니 뭘 그리 억척같이 살았는지 모르겠습니다. 부질없는데 말입니다. (가끔 '자식을 믿어주는 것'을 최고의 양육법이라고 하는 것이 많지만, 평생 아이에게는 그 말이 짐이 될 수 있으니, 적당히 사용해주세요 ^^;;)

요즘은 자기 자신에 대해서 오기를 부리고, 너무 욕심내고, 스스로 너무 탐하고, 그에 대해 모두 성과를 달성하지 못했을 때에는 분해서 그런지 잘 잠도 못자고 그런 타입입니다. 더 잘하고 싶고, 늘 좋은 소리만 듣고 싶고, 내가 하면 누구든지 '믿을 수 있어'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인지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조금 자신을 편안하게 대하고 놓아줄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요즘은 그런 욕심이 너무 편협하고, 참 내 자신이 작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때가 있습니다. 살다보니 참 다양한 시각도, 방법도 존재하고, 나혼자 하는게 아니라 같이하면 좋은 것이, 나보다 남이 더 잘할때도 많으니까요.... 이제 저도 나이가 드나 봅니다.. 요즘은 그냥 누군가에게 있어 '그 사람이랑 뭘하면 뭐든 즐거웠었어요.'라고 기억해주길 바랄 뿐입니다.


. 욕심은 가지되,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도록 항상 살피기.
. 욕심은 목적을 향하되, 방법을 향하지는 않을 것. 한 방향만 고집하지 않는다면, 다양한 길은 열릴 것.
. 욕심은 내되, 더 융통성을 많이 발휘하기.
. 내 자신에게 너그러워지기. (그래야 남에게도 그럴 수 있으니깐)

. 욕심이라기 보다 포부라는 이름으로 다시 이름 새기기.


이제 곧 있으면 12월이 되고, 언제 2007년이 왔는냐는 것처럼 마감할 때가 다가옵니다. 올 한해도 많은 일들이 있었고, 지금 다가올 한해를 맞기 위해 많은 변화를 겪어내고 있습니다. 많은 생각과 다짐들이 오가네요. 한달 빠르지만 일을 정리하면서 보니, 제 자신에 대해 조금은 더 정리해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블리나는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나은 인간, 인생을 진정으로 즐길 수 있는 인간으로 한단계 더 성큼 다가가길 기원해 봅니다. I really want to be a better person.


덧. 마지막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자기 자신에 대해서 한번 정리를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나는 어떤 인간이 되려고 하고있는지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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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도 그렇게 아득바득 살았는데... 자신이 너무 힘들더라구요.
    다행히 EVELINA님은 자신에 대해서 만족하시는 것 같네요.

    저는 음..... 모르겠어요.
    그냥 지금은 저 자신을 좀 쉬게 해주고 싶어요.
    그러면서도 끊임없이 "넌 아직 모자라. 뭘 더 해봐."
    이렇게 저 자신을 닥달하고 있답니다..

    • BlogIcon Evelina 2007.11.28 10:18 신고 EDIT/DEL

      저도 파란토마토님과 비슷한 수준이예요. 하지만 그렇게 몰아붙이는 게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해요. 인생을 조금 더 장기전으로 보려고 노력중이예요. 그러려면 빡시게가 아니라 즐겁게 해보려구요. 같은 일을 하는 거라면~

  • 이블리나님과 블로깅 생활을 같이해서 즐거운 한해였습니다^^
    벌써 2007년이 끝나가는 느낌이...ㅠ_ㅠ;;
    한살 더 먹는건가 ㅠ_ㅠ;

    • BlogIcon Evelina 2007.11.28 10:18 신고 EDIT/DEL

      그래도 저보다 훨 어리십니다. 부럽습니다. 흙. 저도 낯선 분께 쪼임받고 블로깅해보는 진경험도 해봤습니다요. ^^

  • 저는 욕심이 너무 없는게 문제랄까요;;
    당췌 우유부단해버리니 이거 문제에요 문제ㅠ_ㅡ

    • BlogIcon Evelina 2007.11.28 14:12 신고 EDIT/DEL

      그래요? 제가 보기엔 나름 욕심 많으신 것 같은데요 ^^ 지금도 잘하시고 계신 것 같아 조언해드릴게 없어요.

  • 저는 기간이 얼만큼 주어지던간에 처음과 중간에는 느긋느긋거리다가 막바지에 몰아서 해 버리는 지라... 열심히 계획을 세워도 계획에 맞게 수행을 하지 못하더라고요 ㅠ_ㅜ

    욕심은 많은데, 욕심만큼의 귀차니즘이 항상 함께 자리하고 있다고 할까나요.

    블로깅도 그렇답니다. 새 블로그를 열게 되면 '열심히 해봐야지-' 하고 이것저것 벌여놓지만, 다른 일들에 치이고치여서 뒷전으로 밀려나게 되는 걸 보면 한심스러워요.

    일도 잘 하고, 취미도 잘 하고, 블로깅도 잘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앗. 이것이 저의 내년 한 해 목표가 될지도!!

    • BlogIcon Evelina 2007.11.28 20:46 신고 EDIT/DEL

      전 미리해놓고 나중에 노는 타입인데, 요즘은 슬슬 미리해놓는게 무색해질 정도로 틈이 없네요.

  • 허걱...이글 읽으니까...이블리나 님께 존경심이...ㅋ

    욕심...살면서 꼭 필요한데요.이뭐..전...전혀 없는게 문제네요..ㅠㅠ

    가장 찔리는 대목이...

    '학교 숙제도 하지 않으면 놀기를 꺼렸고'

    여기네요..ㅠㅠ

    남은 기간 열심히 마무리 하세요~ㅋㅋ

    • BlogIcon Evelina 2007.11.28 20:47 신고 EDIT/DEL

      쿠쿠 그런걸 호랑이 담배필 시절엔 그랬지~ 라고 한답니다.

  • 아...이블리나님 글을보니 깨닫는게 많네요..
    작년부터 타인에 대한 욕심으로 꽤나 힘들고 지친나날들을 보내왔는데..
    친구들한테는 사람은 다 다르니까 그런 욕심은 너무 과한거라고..
    그렇게 조언해 주었는데..정작 저를 생각해보니..전 너무 바라는게 많았더라구요..

    올해가 가기전에 이블리나님을 만나서 정말 뜻깊어요^^!
    내년에도 멋진 블로깅 하시고 하시는 모든일이 잘되시길 바랄께요:-)

    • BlogIcon Evelina 2007.11.29 18:32 신고 EDIT/DEL

      Sils님두요~ 올해는 블로그 하면서 좋은 분들 많이 만나서 너무 좋아요. ^^

  • 저는 욕심을 버려야되는건지.. 욕심을 내야되는건지.. 아직은 잘 모르겟어요..ㅎㅎ

    성격이 유유부단한건지..^^;; 그냥 일 생기면 생기는가보다..하고 지내는거 같아요..

    참 세상 속 편하게 생각하면서 살아가는거 같기도 해요..;;

    그래서 생각없는 녀석이란 소리도 간간히 듣는거 같기도 하고요..

    남은 한달동안 무얼 욕심내야할지 고민해보고 내년엔 욕심좀 가져봐야되겠어요..

    좋은글 잘 읽고 공감하고 가요..^^ 11월 몇일 안남았는대.. 잘 지내세요..

    • BlogIcon Evelina 2007.11.29 18:33 신고 EDIT/DEL

      그냥 편하게 사는 것도 전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항상 여유로운 사람들이 부럽답니다~^^ 올해 정말 안남았네요~

  • kahn 2007.11.29 16:26 ADDR EDIT/DEL REPLY

    저의 경우 사무실에서 다른 직원과의 의사소통에서 구성원 마다의 격차가 심하다 보니 공교롭게 본인이 무시하는 모양새가 되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이 부분이 내가 타인에 대한 욕심이라고는 제단 될지 모르지만 요즘 과연 그럴까라고 되뇌어 봅니다. 누구를 폄하하고자 하는 뜻은 털끝만큼도 없는데 학교 갓 졸업하고 입사한 루키의 경우 개개인의 능력의 차이가 눈에 띌 만큼 드러나고 의사전달시 처음 부터 끝까지 설명을 해야 하니 공교롭게도 타인에 대한 나의 눈높이가 너무 높아지는 것으로 오해받기 쉬웠죠. 워낙에 이직이 잦은 분야이다 보니 일좀 할만 하면 힘들다고 쉽게 그만두기 때문에 어렵습니다. 한마디로 진입장벽이 낮다보니 배우기는 어렵고 기간은 길다 보니. 선순환이 이뤄지지 않고 악순환이 지속됩니다.

    • BlogIcon Evelina 2007.11.29 18:34 신고 EDIT/DEL

      훔... 오빠는 예민하고 완벽주의자라서 어려워도 보이는데, 그 만큼 명확하니깐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 요즘도 일 바쁘죠?

  • kahn 2007.11.29 18:59 ADDR EDIT/DEL REPLY

    겨울철이라 여유가 있습니다. 유니스의 정원 완벽 수정.

  • Kahn 2007.11.30 00:07 ADDR EDIT/DEL REPLY

    한 숨 나옵니다. 아직 안 끝났습니다. 입주하면 제가 보고 드리겠습니다. 이러다 크리스마스까지 갈라나. 더 추워지기 전에 The End 해야합니다. ㅜㅜ

    • BlogIcon Evelina 2007.11.30 00:24 신고 EDIT/DEL

      정말 웁스~! 군요!!! 참 어제는 마지막으로 몬오빠를 봤어요. 보고싶을 것 같아요.

  • 댓글타고 구경하러 왔는데여...심각한 이야기가...
    헌데 욕심은 어느정도 있는게 자기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그러나 지나친 욕심은 금물...
    뚱뚱해서 밥먹을때만 움직여도 고양이는 매력적인 동물이에요...
    아 횡설수설 하네...수고하세여...꾸벅 ~

  • 댓글 타고 왔는데 제가 잘못 온건가요...ㅋㅋ
    너무나 좋은 글 읽고 또 생각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이런 시간을 주셔서...^^

  • 너는 차가운 위치를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