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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택시아저씨의 한마디.. "요즘 하시는 일은 잘 되시나요?"

by Evelina 2007.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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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늦은 시각에 귀가하려면 참 애매합니다. 지하철은 지옥철이 되기 쉽상이고, 버스도 한번에 가는 것도 돌아가는 것도 쉽게 찾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은 버스로 갈 수 있는 곳까지 갔다가 내려서 택시를 타는 방법입니다. 조금 몸이 편하기 위해서 택한 유일한 방법이지요. 아무튼 종종 택시를 탑니다.

그렇게 택시를 타게 되면 별의별 택시 운전사들을 만나기도 하지요. 라디오를 하도 들어서 그런지 정치사회경제에 박식한 운전사 아저씨라던가, 심심했던지 계속해서 말을 시키는 아저씨라던지, 시종일관 밖을 내다보며 욕을 하는 아저씨라던지, 아니면 아무 소리 안하는 아저씨라던지, 아무튼 택시라는 것도 좁은 공간에서 하루 종일 있어야 하는 직업이다 보니 때로는 심심하기도 하고, 외롭기도 하고, 따분하고 지루하기도 하고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오늘은 택시를 잽싸게 탔더니, 나이가 조금 있어 보이는 아저씨 (솔직히 할아버지뻘 정도 보였습니다만..)께서 나즈막하게 물으셨습니다.


아저씨는 저에게 "요즘 하시는 일은 잘 되시나요?" 물었습니다. 저는 아무 생각없이 너무 명랑하게 "네!"라고 짧게 대답했습니다. 사실 요즘 전화 통화를 무전기처럼 하는 아저씨가 있어 대화에 제가 끼어든 건 아닌지 조금은 혼란스러워서 짧은 대답 뒤에 갸우뚱하고 있었더니 다시 한마디를 붙이셨습니다. "다행이네요. 요즘은 '네'라는 소리를 듣기 힘들어서요...."


왠지 마지막 이야기를 듣는데 왠지 미묘하고 복잡한 감정이 교차를 합니다. 힘들지만 그래도 대답은 '네'라고 할 수도 있는데, 사람들은 다들 '요즘 죽겠어요' '힘들어요' 라는 소리가 저절로 나오는 것인지. 그런 습관 때문에 오히려 정말 힘들다고 내 자신이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닌지 조금 반성이 됩니다.

힘들더라도, 잘될거야. 잘되고 있어라는 믿음이 더 필요한 순간이 아닌가 생각하며, 요즘 저도 입버릇처럼 말하고 있는 바쁘다, 힘들다, 어렵다, 죽겠다라는 말들은 삼가해야겠습니다. 그럼 더 힘들어지기만 할 뿐 하나도 도움은 되지 않으니깐요. 주변을 둘러보니, 저보다 덜 바쁘고, 덜 힘들고, 덜 어려운 사람은 없는 것 같네요. 조금은 더 힘차게 살아도 될 것 같습니다.

갑자기 제 대답에 잔잔히 퍼졌었던 택시 기사 아저씨 얼굴이 생각나서 금방 블로깅을 해버렸습니다. 이 순간을 그냥 잊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요...


"여러분, 요즘 하시는 일은 잘 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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