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st Cause vs. Basket Case :: 괴물을 삼킨 아이, 화이 (2013)

2013.10.17 17:50

괴물을 삼킨 아이, 화이 (2013)


아버지, 절 왜 키우신거예요?



해품달로 확실하게 대중에게 인식을 시켰던 여진구는 이번 영화 '화이'로 명품 배우의 싹으로 대중들에게 한층 더 어필할 수 있게 되었다. 영화가 좋던 별로던 상관없이 여진구의 연기는 정말 너무나 훌륭했으니까. 아직도 저음의 불안하고 슬프지만 성숙한 목소리로 저 대사를 읊던 여진구의 목소리를 아직도 귓가에 앵앵거린다. 아버지....아버지... 절 왜 키우신건가요.


이 영화를 보기 전에 주변 사람들은 이 영화를 잔인하다고 했다. 찝찝하다고 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난 소감은 그리 잔인하지도, 그닥 찝찝하지도 않았다. 그저 내가 살고 있는 이 사회가, 이 세상이 더 잔인하고, 지금의 우리가 더 찝찝한 건 아닐까하는 안타까움이 절로 들었다. 이렇게 괴물이 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는 세상에 진정 너 또한 괴물이 되어보라고 부모들은 자식을 키운 것은 아닐터인데 말이다. 아이가 태어나면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멋진 성품의 아이로 자라다오'라고 어릴 때에는 인성교육든 창의교육을 엄청 시키다가, 어느 순간이 되면 '1등이 되어야해' '누군가를 밟고 올라서지 않으면 안되는 세상이야'라고 천사처럼 말하던 부모들은 입에 악을 물며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게 지금 이 사회를 살아가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핑계를 대며 말이다. 아마, 장준환 감독도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싶은 게 아닐까. 


너무나도 무서운 현실이다. 이 지긋지긋하고 끔찍한 '가난과 불행'에서 벗어나려면 괴물이 되어야만 하는 현실. 그렇게 부정하면서 괴물이었지만, 어쩔 수 없이 그 괴물 또한 '겉으로 선을 실행하는 자들'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그런 현실. 그리고 어느 정도 아이도 현실에 눈을 떠야할 나이가 되면 '너 역시 괴물이 되어야 살아갈 수 있어'라고 말할 수 밖에 없는 현실. '나는 아버지처럼 되고 싶지 않아요.'라고 하고 그 끈을 모두 놓아버릴 수도 없는 슬픈 현실. 


영화 마지막은 어쩌면 '화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택했는지도 모른다. 괴물이 무섭고 때로는 아프지만 깨끗이 없애버리는 것. 그리고 자신 속의 괴물을 평생 가두고 사는 것. 그 속 깊이 꿈틀대는 괴물이 밖으로 나오지않도록 부단히 노력하는 것. 참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두렵다. 그렇게 삼켜버린 괴물이 죽지 않고 다시 살아 다시 튀어나올까봐. 아마 우리들도 그렇게 지금을 살고 있겠지. 사방에 널려있는 괴물들과 내가 만들어낸 괴물과 싸우며.


아무튼 연기도 메시지도, 마지막의 일러스트까지 모두 쏙 든 영화. 화이, 화이팅!!!





<BONUS> 우연히 영화보러 갔다가 주연들도 볼 수 있었다능! 참고로, 개인적으로는 실물은 '조진웅'씨가 제일 멋졌다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