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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당신, 왜 일하는가.

by Evelina 2010.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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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일하는가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이나모리 가즈오 (서돌,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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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일하는가. 라는 질문은 바꿔말하면 마치 '왜 사는가'와 맞먹는 수준이다. 단순히 '먹고 살기 위해서' '죽지못해' '남들 다 하니까'가 아니라 다른 대답을 듣기 원하고 있었다. 마치 삶의 마지막에 서서 뒤를 돌아보았을 때 내 자신이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가치있는 삶을 살았다고 말하고 싶기때문이라고, 단순히 경력을 쌓고 연봉을 쌓기 위함이 아니라 내적인 성장을 하기 위함이라고 그는 이야기한다.


지금 현재 일본은 나의 아버지, 아니 조금 윗세대들은 지금의 우리 세대를 불쌍하게도 보지만 탐탁치 않게 보는 시선이 있는 것 같다. 지난번 '취업난'에 대한 다큐를 보면서도 느낀 것이지만, 일본의 대다수 '희생'과 '긍지'를 전제로 평생을 '열심히' 일만 하며 살아왔던 세대는 머리를 굴려가며 쉽고, 몸편하고, 돈이 되는 것만 얄밉게 골라하는 우리의 세대를 보며 혀를 끌끌 차며 '이런 아이들에게 어떻게 다음 세대를 맡길까'라는 고민을 한다고 한다.


힘들지 않게 일을 하면서, 주식이나 투자를 통해서 일확천금을 얻기도 하고, 열심히 땀흘려 일하는 직업에 대해서 '낮다'라고 생각할 뿐만 아니라, 열심히 땀흘려 일하지만 '왜 나만' 이라는 생각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늘 불평하는 것이 지금의 젊은이라고 이야기한다. 나라의 발전이라면 작은 것들도 '긍지'를 가지고 했었던 일본의 가치관이 '여유'와 '효율'이라는 가치를 앞세운 서구의 가치관으로 너무 급진적으로 바뀌면서 그런 사고방식들이 팽배해졌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물론 내가 생각하기에, 사고방식 뿐만 아니라 어쩜 부모들은 더 쉽고 나은 길이 있는데, 죽어라 고생하며 일하는 자신들의 삶을 자식들에게 주지 않으려고 온갖 애를 다 썼기 때문은 아니었을까한다. 자식들은 좋은 환경에서 부유하게 자라났고, 머리만 조금 굴려서 돈도 쉽게 벌고, 그 나머지는 여유롭게 자신을 즐기는 것이 더 값지고 멋진 일이라고 생각하니깐 말이다. 그와 동시에 모든 것들이 자동화되고 고도화되면서 더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하지 않아, 자연스레 고학력 백수들이 늘고, 평생 모아도 집 한채 사기 어려운 현실에서 그들은 자연스럽게 그렇게 바뀌어갔는지도 모르겠다.


이런 작금의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일본에서 '살아있는 경영의 신'이라고 이나모리 가즈오라는 사람도 위의 안타깝게 현재를 바라보는 의견에는 어느 정도 동의를 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젊은 세대들에게 끝까지 꿈을 잃지 말고, 매진하는 사람이 되라고 이 책을 통해서 격려하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지금 내가 안되는 것처럼 보여도, 이 순간이 마치 마지막인 것처럼 힘들고 괴로워보여도, '안되는 것 없단다'라고 이야기한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는 없어도, 지금 내가 하는 일을 사랑하고, 내가 하는 일을 잘하게 해달라고 간절히 빌고, 나를 지켜보는 신이 가여워서라도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 매진하여 일을 한다면 분명히 잘 될거라고. 그런 간절함과 잘 될거라는 긍정의 힘, 자신감만 있다면 지금 당신의 일을 좀 더 사랑하고, 좀 더 매진해보는 것은 어떠냐고 말한다.


자칫 일만 아는 워커홀릭의 회장님이지만, 앞으로 내가 살아가는 인생의 반이 '일'인만큼 남들 하는 만큼이 아니라 '내가 만족할 정도로' 일을 하고 있는 지, 그리고 나는 '어떠한 일'이든 해낼 자신이 있는지 나의 각오를 새롭게해야할 시점이 아닌가한다. 그래도 다행인 건, 지금까지 만 6년에 가깝게 회사를 다니면서 낯설고 어설프긴 했지만 모든 하나하나의 일들이 너무나도 흥미진진했고, 재미있었다는 것. 그리고 새로운 일을 맡을 때마다 너무나도 사랑했다는 것. 아니, 내가 좋아하는 일이 아니라, 나에게 주어진 일을 사랑할 수 있었던 시간들과 그리고 그 상황들이 너무나 고마운 것 같다. 사랑하니깐 힘들지않고, 사랑하니깐 더 잘하게되고 즐기게 되고, 사랑하니깐 포기하지 않게 되고, 사랑하니깐 사랑이 돌아오게 되는 거라고 굳게 믿어보자. '일'도 '인생'도.



p.s. 이 책을 꼭 사보세요!라고 권해드리진 않겠습니다. 비슷하게 '나 정말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열심히 살았고, 내 일을 사랑했노라' 라고 회장님이 계속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시면서, '자신과 같은 삶'을 마치 어린 손자손녀를 바라보는 눈빛으로 우리 젊은이들도 가져주길 바랄 뿐이니까요. 누구에게는 잔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는 책, 누구에게는 다시 한번 가슴 쿵쾅거리게 되는 그런 책이니 잘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전 오랜만에 이런 책을 읽어서 그런지 내용은 그닥이었지만, 그래도 내가 '일'이나 '인생'도 적당히 살고 있지 않은 가 반성도 되고 그러네요. 좀 더 열심히, 그리고 좀 더 정열적으로 사랑해봐야겠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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