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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

Hedwig, 그 열광의 콘서트에 다녀왔습니다

by Evelina 2008.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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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윅

3년만에 오드윅으로 돌아온 오만석


지난 14일 토요일, 한달간을 기다렸던 헤드윅 콘서트에 다녀왔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스탠딩석으로 예약을 했기 때문에 걱정이 많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제 어느정도 나이가 든지라, 과연 버틸수 있을런지 체력의 한계를 많이 느끼고 있기 때문이죠. 정말 30분 정도전에 와서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을 보니, 다들 체력안배를 해왔는지 걱정이 더 되엇던 것은 사실입니다. (쿨럭) 무대는 거의 2천명 이상의 사람들이 모였던 것 같습니다. 아래층을 가득매운 스탠딩과 뒷좌석까지 꽉채워질 정도라 이곳에서 보았던 공연 중에서 최고로 많은 사람들이 한 무대를 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럴만한 가치가 있으니까요)

2시간 30분 동안 한번도 쉬지 않고 계속 무대를 지켜주어서 그런지, 2시간 반동안은 참 잘 견뎠는데 공연이 끝나자마자 다리가 풀려버려버리고 말았었네요. 한참을 손을 흔들고, 방방 뛰다보니 거의 몇년동안 운동한번 안한 저에게는 과히 무리였던 것이지죠. 사실 그때부터 지금까지 24시간 이상 쓰러져있었습니다. 아무래도 괜찮겠지 했었지만, 꽤나 무리한 것은 사실인가 봅니다.



헤드윅, 새로운 감회

헤드윅이라는 영화를 아주 오래전에 비디오로 보고 (그 당시에는 비디오를 빌려보는 것이 더 흔했으니까요.) 한참을 B급 빠져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너무 멋진 노래와, 표정들을 잊지 못했죠. 그리고 3,4년전쯤 생일 선물로 엄드윅이 출연하는 헤드윅 뮤지컬을 보았었는데, 나름 영화의 내용을 충실하게 표현하는데다, 현실감 넘치는 연기가 정말 일품이었던 것이 생각이 납니다. 그리고 그렇게 또다시 3년이 지나 무대에서 그들을 모두 만날 수 있었습니다. (비록 엄드윅은 아니었지만..)

그날 3년동안 이 날이 오기만을 기다렸다고 하는, 그리고 다시 더 늦기전에 한번 더 무대에 서고 싶다고 말하는 오만석은 그때의 공연과 영광을 기억하며 가슴 설레하는 것이 너무 눈에 잘 보였습니다. 이제 더이상 쫄바지에 쫄티 안입어도 된다고 살을 많이 쪘다고 생각해서 몇일동안 밥도 쫄쫄 굶으면서 살을 뺐는데, 정작 무대 의상을 입어보니 티도 안난다고 했더니, 벗으라는 관객들의 성화는 물론,  정말 헤드윅이 되어 내뱉는 그의 하나하나의 애드립 모두 너무 사랑스러웠습니다. 영어에는 일관되게 "짧은 것만"하신다고 고집하시는 오드윅과, 인상깊은 물 뿌리기 (정말 저희 사이드에서 방글라데시 버전은 정말 순간 폭소까지..ㅋㅋ) 그리고 너무나 멋진 노래들로 가슴이 아직도 뛰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특별 게스트로 말끔하게 비틀즈를 연상시키는 정장을 입고 등장한 조승우의 Devils라는 밴드와 이번 헤드윅의 뉴히어로로 3차에 걸쳐 선발된 새로운 헤드윅 이주광의 무대도 볼 수 있었습니다. 정말 어여쁘고 잘생기고 훤칠한 남정네가 정말 헤드윅 화장을 하고나니 누가 누구인지 구분을 지을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존 카메론 밋첼

정말 날 울려버린 헤드윅, John Cameron Mitchell


하지만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후반에 등장한 '헤드윅' 영화의 히로인(?)인 존 카메론 미췔의 등장이었습니다. 정말 매끈한 몸매, 많이 늙었지만 여전히 변함없는 가창력과 표현력, 그리고 무대위에서 쏟아지는 카리스마는 정말 한 순간에 공연장을 들었다놨다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미췔이 등장하자마자 제 위치가 순식간에 떠밀려 바뀌어버렸으니까요. 거의 순간 이동을 경험했었다는... 무대위의 미췔을 보면서, 참 무대위에서 너무 자유로운 사람이구나라는 것이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무대위에서 저런 희열은 어쩌면 마약보다 더 무서운 것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6월 14일, 짧지만 정말 멋진 시간들이었습니다. 헤드윅이 확실히 매니아층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 곳은 모두 헤드윅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인 공간이라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부끄럽게도 몇개를 제외하고는 허밍으로 대신했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한국어와 오리지날 버전으로 가사를 모두 목청껏 따라부르면서 너무 멋진 모습을 보여주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미췔이 한국팬들을 위해서 준비했다고 하는 노래, "꽃밭에서"와 "섬마을 아기(?)" 노래는 너무 심금을 울리고도 남을 만한 것이었죠. 정말 어쩜 그렇게 심금을 울리게 잘 만드는 것인지 정말 눈물이 찔끔 날뻔도 했습니다. 아무튼 애정과 열정의 무대, 잘 보고 왔습니다!


오랜만에 공연 나들이를 하고 오니, 정말 기분이 좋더군요. 요즘 바쁘다, 힘이 없다라는 이유같지 않은 이유로 이런 나들이를 덜 하고 있었는데 조금은 더 용기내어 보아야겠습니다. 공연을 한 헤드윅들도, 그리고 콘서트에 온 관객들도, 다들 너무 멋지셨어요! Rock n roll!


Wicked Little Town (Hedwig Version) - Stephen Tra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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