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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

Echo Chamber의 방에 다녀오다

by Evelina 2008.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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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ho Chamber, 당신이 있는 방

조용히 점심시간을 빌어 산책 겸 박노아님의 책출간기념 전시회에 다녀왔습니다. 전시회라는 공간은 별도로 전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친구들과 모여 수다도 하염없이 떨 수 있는 그런 레스토랑이었습니다.

아마 도시 속을 다니며 사진을 찍고, 그것을 블로그를 통해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신 것을 보면, 이런 공간을 전시 공간으로 선택한 것이 너무나 당연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는 전시물, 너는 관람객이라는 이분법적인 틀로 나누는 것을 거부했던 것 아닌가 싶습니다. 그저 자연스럽게 도시인들 속에 동화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었을까하고 생각해 봅니다.

그 곳을 노아님 대신 지켜주고 계시던 큐레이터의 말처럼 작품이 레스토랑에서 걸려있지만, 단순히 식당을 장식하기 위한 소모품으로 전락하지 않고, 가게 안에 잘 배치되어 작품은 작품대로 식당은 식당대로 서로의 색을 내며 잘 조화되는 것 같아 기쁘다는 이야기가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 홍대 삼거리포차 맞은편 W8

▲ 홍대 삼거리포차 맞은편 W8


전시회는 아마 홍대에 몇번 들려보신 분들이라면 쉽게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홍익대학교 정문을 마주보고 오른쪽으로 쭈욱 내려가다보면 곧 5분 이내의 거리에 위치한 W8을 찾게 됩니다. (자세히보기 : http://notice.tistory.com/995)

▲  W8 입구

▲ W8 입구


박노아님의 사진과 에세이를 블로그를 통해서 먼저 보게 되었지만, 그것을 책으로 또 전시로 보는 것은 매우 느낌이 다르더라구요. 그래서 책을 모두 읽고 나서는 블로그를 한번 더 방문하게 되고, 그리고 또 전시회의 사진을 계속 쳐다보게 됩니다.

▲  W8 내부

▲ W8 내부

▲  W8 내부

▲ W8 내부


새하얀 벽에 빛과 어둠의 색으로 칠해진 사진을 보고 있으니, 느낌이 다르더라구요. 낮은 밝지만, 저녁엔 멋진 조명이 사진 위에 빛을 더해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습니다. 친숙하게 블로그에서 본 사진들이 하나씩 빛을 내며 걸어오는 기분이라고 할까요?

▲  Echo Chamber 리플렛

▲ Echo Chamber 리플렛


기념회도 다녀오고, 책을 모두 읽고 나니 왠지 감회가 다릅니다. 아직 사진이라는 것도 잘 모르고, 예술의 세계는 잘 모르지만 알면 알수록 왠지 이렇게 대단한 분과 가까이에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고 감동스럽기도 합니다.
▷ 박노아님 블로그 : http://micegrey.com

얼마전 제가 좋아하는 사진이라는 것이라는 포스트를 한 적이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박노아님의 사진은 제가 좋아하는 사진을 담는 분이시더군요. 사진 하나로 스토리텔링할 수 있는, 이야기가 흐르는, 누군가와 대화를 시도할 수 있는 그런 사진 말이죠. 책을 읽으니, 다시 사진을 보고 싶고, 사진을 보니 그 이야기가 떠올리고,,, 그리고 내가 저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면 어떤 이야기를 풀어낼지, 어떤 생각을 했을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즐거운 산책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전시회가 안되면 꼭 책을 보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왠지 블로그에서 진지하게 대하지 못했던 텍스트가 잘 보여서 그런지, 더 사진에 대해 애착이 생긴 것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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