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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신혼사진 한장 없는 신혼여행

by Evelina 2007.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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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최근 결혼한 부부 중에서 '신혼여행 사진 한장 없는 부부'를 보았습니까?

얼마전 고등학교의 베스트 후렌드가 결혼을 했습니다. 뒤늦게 사랑을 알았지만, 여자의 얼굴을 하고 터푸한 성격의 제 친구를 남자지만 본성은 섬세하고 착한 아이가 그녀를 평생의 배우자가 되어주었습니다. 정말 제가 본 사람 중에서 최고로 착하고, 정말 화낼줄도 모르고, 아직도 행복하다고 말하면서 입이 찢어지는 친구입니다. (너희의 사랑은 내가 완결시켜준거야. 이 곰돌이들아. -_-;;)

아무튼 그렇게 후다닥 1년 반정도의 연애와 3개월 후다닥 둘이 준비하더니 예쁜 하우스 웨딩도 하고, 주례없는 결혼식도 하고 참 멋지다, 예쁜 커플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한숨 돌리고 나니 벌써 신혼여행에서 돌아와있더군요. 시간 정말 엄청 빨리 갑니다.

잠시 시간을 내어, 친구의 신혼집을 찾은 전 친구랑 한바탕 수다도 떨고, 휙~휙~ 둘러보고 난 뒤에  친구에게 '야, 너희 신혼여행 사진 좀 보여줘~' 라고 말했습죠. 그리고서는 친구의 살짝 언 얼굴은, "우리 너무 둘다 정신이 없어서 카메라고 뭐고 안들고 갔지 뭐야. 우리 신혼여행 사진 없다~."

.....................

이걸 어찌해야할지. 현지의 가이드아저씨도 카메라 인당 2,3개 들고 오는 것 봤어도, 커플 둘이 모두 안가져온 건 아저씨의 가이드 18년만에 처음보는 일이라고 하덥니다. 저도 신혼집 많이 돌아다녔지만, 처음 들어봅니다. 카메라를 사던가, 아니면 일회용이라도.....쩝쩝쩝.....아무리 생각해봐도 곰 2마리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암튼 서로 봐도 안아프고 서로를 위해서 고생도 희생도 할 수 있다는 걸 보니깐 왠지 기특하기도 하면서, 딸내미 시집보내는 것처럼 조금 서운한 마음도 들더군요..... 고등학교때 계란후라이 하나도 못하던 그녀가 결혼하자마자 김치 빼곤 반찬이랑 국도 제법 갖춰합니다...(음식은 전부 다 짰지만,,, 아무튼 기특하더이다..)

신혼집에 신혼집 살림하고 신혼여행 사진 구경하러 가는데, 반쪽짜리 구경만 하고 돌아왔네요. 아마 10년 후에 다시 신혼 여행 사진없다고 신혼여행 떠난다고 할 것 같습니다. 암튼,,, 너무 당황스러워요...


* 신혼여행 사진 없는게 이상하다고 느끼는 제가 이상한건지....제 친구를 보다보면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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