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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목소리...에 반응하다

by Evelina 2007. 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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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에 반응하다라는 말은 말 그래도 목소리를 듣고 내 몸이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움직였다는 말이다. 구체적으로 이야기 하면 특정한 톤의 목소리를 들은 나는 동공 확대와 귀쫑긋 거림과 심장의 벌떡거림 그리고 맥박이 체감되는 정도라고 해두자. 이렇게 쓰고보니 공포 영화에서 귀신 소리를 들었을 때의 반응과 매우 흡사하나 그 방향은 음과 양처럼 매우 다르다.

때는 거슬러올라가 지난주 금요일. 갑자기 몰려든 과도 업무와 압박스러운 스케쥴을 잘 이겨낸다 싶었는데 갑자기 치통이 몰려와 급하게 하루 휴가를 내었다. (사실 갑작스러운 휴가라 이것도 저것도 하지도 안하지도 못하는 애매한 상황이었다.) 아무튼, 스트레스를 받으면 좀 잇몸이 붓는다던지 시린 것이 있었는데 금요일 아침 드디어 작렬해주셨던 것이다. 아...치과는 무서운데...아 치과가면 돈 억수로 깨지는데...라는 걱정들을 일단 떨쳐버리고...일단 방문해주시기로 마음먹었다.

긴급방문 하려는 치과는 역시나 치과의 인기를 보여 주듯 다음주까지 예약이 꽉차있다라는 말에 포기하려는 순간, 언니의 조언에 따라 근처 병원을 방문해주시기로 하였다. 급하게 연락하니, 상담은 일단은 가능하다고 한다. 먼저 어떤 치료든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상담은 꼭 걸쳐야 한다는 것이다.

치과입구. 아니!!! 내가 마지막으로 치과에 간 것이 3년전 쯤으로 기억한다. 들어서면 접수처 한 곳과 고개를 빼꼼 내빼면 서너개의 치료 의자가 즐비한 모습을 상상하고 조금은 불쾌하게 들어섰는데 이건 왠걸. 아이들 놀이방에 내가 좋아하는 안마기구들과 세븐라이너들이 즐비해있었다. 한번 해보려는데 상담 언니가 자꾸 '보시죠~'라고 불러서 결국 못해보긴 했지만 말이다. 그리고 언니들은 접수처 언니, 상담언니, 간호사도 각각 담당별로 나뉘어져있어서 완전히 전문적인 모습이었다. 게다가 언니들이 짧고 타이트한 스커트에 실크로 된 멋들어진 블라우스들을 유니폼으로 차려입어서 자칫하면 에스테틱이나 성형외과로 오인할 정도였다.


앗. 목소리 이야기를 하려고 하다가 갑자기 앞머리가 길어졌다.
아무튼 그런 저런 접수를 끝내고 X 촬영과 치아 촬영을 모두 마치고, 치아를 청결히 한 뒤 의사 선생님이 등장했다. 등장했던 그 시점에 나는 치료 의자에 고개까지 젖혀 앉아있었고, 이를 집중해서 보기 위해 얼굴위에 살짝 헝겁으로 무언가를 올려놓은 데다, 눈앞에는 빛이 너무 밝아 눈을 질끈 감고 있었었다. 그리고 의사 샘이 말했다. '어디가 제일 불편하세요?'

그 한마디에 위에서 말한 동공 확대와 귀쫑긋 거림과 심장의 벌떡거림 그리고 맥박이 체감되는 정도를 느낄 수 있었다. 나도 모르게 질끈 감았던 눈을 떠보려고 했으나, 장시간 힘을 주어 눈을 감고 있던데다 입안을 휘적거리고 있으셔서 절대 보지 못했다. 하하하하하..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지적이면서도, 부드럽고, 자상하고, 착할 것 같은 포스. 치료가 끝나고서 본 선생님은 30대 초반의 키는 작고 조금 통통한 몸매. 하지만 얼굴은 코뼈에서부터 턱까지 마스크를 쓰고 있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그래도 계속 신경이 쓰인다.


오랜만의 치과 나들이여서 스케일링부터 충치 교정과 그리고 결정적으로 사랑니를 제거하게 되어서 앞으로 시간을 두고 다니게 될 것 같다. 오늘 2번째 치료를 받으러 갔을 때에는 스케일링이라 직접 선생님과의 대면은 없었으나, 다음 치료부터는 그 선생님이 담당하다는 것.... 다음 예약시간을 잡을때 시간이 빠듯해 내가 원하는 시간으로 하려면 선생님을 교체해야 한다고 했지만,,,, 결국엔 -_- 그 선생님 시간으로 빠듯하게 예약을 잡아버리고 말았다. 매우 반사적으로 말이다.


아무튼 태어나 목소리에 반한건 이번이 3번째이다. 물론 목소리에 반해서 사귀거나 만남이 어이진 적은 딱 한번 뿐이었다. 아무튼 목소리에 인격이 느껴지고, 나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반응이 나오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을 것 같다.


아무튼 이번을 계기로 알게 된 것.
넌 남자 뭘 보니? 난 안보고 들어.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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